뾰족한 치료법 없던 비알코올성 지방간 ‘이것’으로 개선
체중 감량 외 뾰족한 치료법이 없던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당뇨병 치료제로 개선할 수 있다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전을지대 병원 홍준화 교수(내분비내과) 연구팀이 선행 연구 248건을 종합 분석한 결과에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MAFLD)에 속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 및 GLP1 수용체 길항제를 단독 요법 또는 병용요법으로 치료할 경우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 MAFLD는 몸무게를 줄이는 것 외에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만성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컸다.
연구팀에 의하면 당뇨병 치료제(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길항제)는 혈당 조절 외에 지방이 간에 쌓이는 것을 억제했다. 특히 지방간의 고질적인 증상인 간의 섬유화를 억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임수 교수)∙영남대(문준성 교수)와 독일 보훔 루르대(미하엘 나우크 교수) 등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대사이상을 동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간경화, 간암 등 간과 관련된 합병증과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SGLT-2 inhibitors and GLP-1 receptor agonists in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는 국제학술지 《내분비 및 신진대사 동향(Trends in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6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비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지방간과는 달리,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다. 과식하면 에너지로 쓰이다 남은 탄수화물이 몸 안에 저장되고, 그 과정에서 중성지방으로 바뀐다. 중성지방이 간 세포의 5% 이상 쌓이면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한다.
전체 지방간의 약 80%를 차지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나친 지방 섭취, 운동 부족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확 뜯어고치지 않으면 치료가 매우 힘들다.
의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칼로리가 높은 음식, 맵고 짠 자극적인 야식, 과음, 여성호르몬 및 스테로이드 제제의 투여 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이다.
또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평소 대부분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윗배가 답답하거나 다소 불쾌한 느낌이 들거나, 소변이 진한 갈색이거나, 대변의 색깔이 밝아졌거나, 피로감과 권태감이 드는 등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심하면 간세포 괴사, 지방간염을 거쳐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날로 늘고 있다. 국내 성인 3~4명 가운데 1명꼴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 대사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으면 간암 외에 대장암, 유방암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민간요법이나 생약제제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꾸준한 유산소 운동(주 3회, 각 30분 이상), 적절한 식사요법, 몸무게 줄이기 등을 권했다.
특히 몸무게는 무리없이 서서히 줄여나가 6개월 이내에 10% 정도 감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