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된 환자의 신장 이식 문제없다”
코로나19에 걸렸다 숨진 사람의 신장을 이식해도 수용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비뇨기학협회(AUA) 학술지《비뇨기학저널》에 발표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팬데믹 2년차인 지난해 2월~10월 코로나19에 감염된 34명의 신장을 55명(남성 36명, 여성 19명)에게 이식했다. 이 병원은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 2월 이전까지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의 장기 기증을 금지했다. 바이러스가 소변이나 피로 퍼질 수 있다는 증거는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장기 이식이 절실한 환자를 외면할 수 없었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신장이식수술을 진행한 것. 34명의 기증자는 모두 사망 전 11주 동안 적어도 한번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식 받은 사람의 약 3분의 2는 투석 중이었고 또 다른 3분의 2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연구진은 이식 수술 후 55명의 이식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지를 면밀히 관찰했으나 누구도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술 후 14주가 지나면서 이식된 신장이 모두 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클리블랜드 클리닉 이식센터의 비뇨기과 전문의 앨빈 위 박사는 "이번 연구로 코로나 양성 기증자의 신장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미국에서 기록적인 수의 이식을 하더라도 생명을 구하는 장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더 많다"며 "매년 2만 건의 신장 이식을 하고 9만 명의 환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망한 기증자 측에서도 전염병으로 인해 야기된 무의미한 죽음에 다른 생명을 살린다는 의미를 부여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듀크대의 브라이언 이노우에 교수는 장기 이식 분야에서 수용자 감염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우려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재의 지침은 “기증자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B형 간염, C형 간염, 매독, 사이토메갈로바이러스(헤르페스의 일종),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톡소플라스마증,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결핵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요구한다”는 것.
하지만 장기에 대한 절실한 필요성을 인식한 새로운 지침은 HIV 양성 기증자로부터 HIV 양성 수혜자에게 장기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특정 조건 하에서 “한때 제한되었던 장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이노우에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기증자의 의료이력이 알려지고 장기조달기관, 이식센터 및 수혜자와 공유되는 이러한 접근법이 코로나19의 맥락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그러면 장기 이식이 필요한 사람이 장기를 받아들일지 말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auajournals.org/doi/abs/10.1097/JU.0000000000002590.0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