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 가장 빨리 자라는 계절은?
키의 성장은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은 여름 방학보다 학기 중에 키가 더 빨리 자라는 반면 몸무게 증가는 계절과 큰 상관이 없다. 키 성장이 느려지는 것은 체질량지수(BMI)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름 방학 중 ‘비만성’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서구에서는 여름이 되면 아이들이 과체중 혹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긴 방학이 포함된 여름철이면 아이들의 신체 활동과 식단이 달라지는 것도 원인이지만 새로운 연구에서는 이같은 ‘비만성’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아이들이 여름보다 학기 중에 더 빨리 키가 성장한다는 것.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눠서 구할 수 있다. 제1저자인 미국 베일러대 의대 제넷 모레노 교수는 “아이들이 여름에 비해 학기 중에 더 큰 비율로 키가 자라면서 표준화된 체질량지수(BMIZ)에서 계절성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BMIZ은 표준집단에 비해 과도하게 크거나 작은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BMIZ 1.04는 과체중, BMIZ 1.64는 비만으로 본다. 아이들의 체중 증가율은 키 증가율 보다 일관성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앞서 2013년에 연구한 결과를 통계적으로 재분석했다. 이는 2005년 9월 텍사스 주에서 유치원에 입학한 5~6세 어린이 3588명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칠 때까지 추적조사를 실시한 연구였다. 당시 연구를 위해 매년 9월 중순과 4월 중순 아이들의 키와 몸무게를 두 번 측정했다.
그 결과 키 성장은 계절적 변화를 나타냈다. 아이들 키는 학기 중에 여름보다 월 평균 0.055cm의 비율로 더 빠르게 증가했다. 다른 변수를 수정한 뒤 작성된 키 성장 그래프는 봄에 피크를 맞이하고 가을에는 바닥으로 향하는 들쭉날쭉한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체중 증가율은 계절마다 차이가 없었다. 공동저자인 베일러대 의대 데베 톰슨 교수는 “아이들의 키는 학기 중에 더 빠르게 자라지만, 키 성장의 영향은 학기 중 보다 여름 방학 동안 BMIZ에 더 강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과체중이 되거나 비만이 될 확률은 해마다 여름에 걸쳐 급격히 증가했다.
키 성장에서 계절성이 강한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휴스턴대 크레이그 존스턴 교수는 “학기 중 학교생활에 대한 부담이 아이들의 일상 생체주기에 대한 노출을 변화시키는데 이로 인해 키가 자라는데 있어 계절적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그는 “분명한 것은 과체중과 비만이 될 위험이 큰 어린이는 키 성장이 BMIZ에 미치는 계절적 영향이 덜 뚜렷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비만 위험이 있는 아이들은 방학이든 아니든 일년 내내 일관되게 비만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연구는 학술지 《첨단 생리학》에 발표됐다. 원제는 ‘Seasonality of children's height and weight and their contribution to accelerated summer weight 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