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보리…수용성 섬유질 식품 항생제 내성 줄여(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용성(물에 녹는 성질) 섬유질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은 소화관에서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수치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농업연구국 서부인간영양연구소 연구팀에 따르면, 콩류나 배추, 아보카도 등의 채소나 과일에 들어있는 수용성 섬유질을 하루에 최대 10g 정도 섭취하면 위장을 포함한 장의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트라사이클린과 아미노글리코사이드와 같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는 치료할 수 없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각한 질병과 심지어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의 다니엘 르메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식단을 바꾸는 것이 항균제 내성과의 싸움에서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는 아주 특이한 식품을 먹는 것이 아니라 섬유질이 적절하게 들어있는 다양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280여만 건의 항생제 내성 감염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 결과로 3만5000여명이 사망한다. 사람에게서 항생제 내성의 발달은 몸이 음식을 처리하는 것을 돕는 소화관에 있는 박테리아의 집합체인 내장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군집)에서 가장 자주 발생한다.

수용성 섬유질은 보리, 귀리, 콩과 같은 곡물과 씨앗, 견과류 그리고 당근, 베리류, 아티초크, 브로콜리, 겨울 호박과 같은 과일과 채소에서 발견되는 주요 섬유질 종류다.

성인 참가자 29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수용성 섬유질 수치가 높고,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식품으로부터 얻는 단백질 수치가 낮은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면 장내 미생물에서 항생제 내성 유전자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에서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가장 낮은 사람들은 염증이 적은 건강한 장의 특징인 박테리아도 더 많이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가장 높은 사람들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르메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먹는 것이 장내 미생물을 변형시켜 항균 저항성을 줄이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수용성 섬유질을 더 많이 함유한 다양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on of Diet and Antimicrobial Resistance in Healthy U.S. Adults)는 《엠바이오(mBio)》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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