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시간에 따른 체지방 감소 효과
건강한 수면은 다음날 활기찬 하루를 보장한다. 뿐만 아니다. 수면과 체지방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들을 종합해보면 숙면은 체중조절을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몸무게 감량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건강한 수면습관이 필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10년간 여성 13만3353명의 수면습관을 관찰한 결과, 숙면을 취하는 여성들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여성들보다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률이 45% 가량 낮았다. 2형 당뇨는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질환이다.
24시간 주기 생체리듬에 문제가 생기면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이라는 공복호르몬이 분비된다. 더불어 식욕을 억제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는 호르몬인 ‘렙틴’의 양은 줄어든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는 체중 증가와 2형 당뇨병 위험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심한 피로에 시달리는 것 역시 수면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 원인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뇌의 보상센터를 활성화시켜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도록 만드는 작용을 일으킨다. 메이오클리닉 연구팀도 평소 수면 시간보다 잠자는 시간이 80분 줄어들면 다음날 평균 549칼로리의 추가적인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수면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의 원인은 피로 때문만이 아니다. 시카고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평균 수면시간이 8.5시간인 집단은 5.5시간인 집단보다 체지방 감소율이 2배 이상 높다. 두 집단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이 동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3시간의 수면 차이가 일으킨 마법 같은 지방 감소 효과는 뭘까. 수면이 부족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로 인해 체내 염증이 증가하고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잠만 잘 자면 체중이 줄어들까. 숙면이 체중 조절을 위한 중요한 요건인 것은 사실이지만 식이조절과 운동 역시 병행돼야 한다. 숙면, 운동, 식이요법 중 하나만 어긋나도 책상 다리 하나가 부러진 것처럼 균형이 깨지게 된다. 단 일반적으로 체중을 조절할 때 운동과 식이조절의 중요성은 인지하면서도 숙면의 중요성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시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과도한 수면시간 역시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체지방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최적의 수면시간은 6.5~8.5시간이다. 수면시간뿐 아니라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수면패턴, 적절한 실내온도와 습도 등 쾌적한 수면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