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지 않고 껍질째 먹는 사과, 건강에 안 좋을까
갑자기 허기가 진다거나 외출 전 급하게 배를 채울 때 깎지 않은 사과를 통째로 들고 베어 먹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사과는 장을 본 뒤 씻지 않은 채 냉장고 신선실에 넣어둔 것이다. 이처럼 씻지 않은 사과를 먹은 상황, 건강상 문제는 없을까. 만약 옷에 쓱쓱 문지른 다음 먹는다면 또 어떨까.
사과는 씻지 않은 상태에서도 표면이 매끄럽게 탐스러워 깨끗한 것처럼 보인다. 그대로 먹어도 별다른 이상이 없을 것처럼 매혹적이지만 백성공주가 사과의 겉모습에 넘어갔듯 겉보기만으론 알 수가 없다. 현미경으로 봐야 보일 법한 해로운 물질들이 숨어있을 수 있단 것이다. 백설공주가 먹은 사과처럼 독극물까진 아니지만 사과 표면에 붙은 각종 세균과 농약이 우리 몸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테네시주립대학교 산드리아 갓윈 교수에 따르면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볼 수 있다. 병원균이 묻어있을 가능성이다. 면역체계가 약하거나 면역계에 손상을 입은 사람이라면 보통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해가 되지 않는 정도의 세균량으로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사과는 수확을 한 뒤 각 각 가정으로 도착할 때까지 먼 길을 이동한다. 다양한 병원균이나 잠재적으로 건강에 해로움을 미칠 수 있는 미생물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매년 9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오염된 음식물을 먹고 병에 걸리는데, 그 중 과일과 채소가 원인이 되는 사례는 46%에 달한다.
대장균,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병원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이는 복통과 열병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신부전과 요로감염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병원균만이 아니다. 뉴햄프셔대학교 다비다 마골린 교수에 따르면 수확을 하는 과정에서 땅으로 떨어진 사과는 동물 배설물과 접촉한다. 또 사과는 잔류농약이 많은 대표적인 과일로 꼽히기도 한다.
테네시주립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냉장고 채소보관실은 냉장고의 가장 지저분한 영역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도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채소보관실은 부패한 음식의 터진 틈으로 흘러나온 각종 박테리아들이 득실거리는 공간이다.
유기농 사과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같은 사과는 농약을 친 사과보다 벌레가 먹은 미세한 구멍들이 많기 때문에 수확 이후나 냉장 보관 도중 박테리아가 침투하기 쉽다는 약점이 있다.
물론 씻지 않은 사과를 먹었다고 해서 크게 몸이 아픈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많지 않다. 또 몇몇 연구들에 따르면 땅에 떨어진 과일을 수건이나 옷으로 문지르면 그것만으로도 상당수의 박테리아가 제거된다. 그래도 깨끗이 세척해 먹어야 한다는 것은 만약의 하나 있을 위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겐 익숙해져야 할 건강한 생활습관이라고 보면 된다. 냉장고 신선실을 정기적으로 깨끗이 청소하고 과일을 구매한 즉시 흐르는 물로 씻으면 운 나쁘게 사과를 먹고 병에 걸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ㅎ ㅎ ㅎ ... 사자마자 씻어서 보관 잼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