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알약 백신, 주변 미접종자까지 보호?
미 듀크대 햄스터 동물실험 결과
알약 형태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숙주를 보호할 뿐아니라, 주변 감염을 줄일 수 있음을 입증하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건강 상태나 가족력 등 때문에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까지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생기게 되는 셈이어서 보건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듀크대 의대 인간시스템면역학센터 스테파니 랑겔 박사가 이끈 연구진은 햄스터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 결과 숙주의 점막조직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알약 백신이 이같은 효과를 나타냈다고 6일 발간된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발표했다.
이 동물실험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과 같은 환경에서 진행됐다. 햄스터들에게 백신을 투여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켰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삼아 작용케 한 것으로, 신체 점막조직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도록 개발됐다. 백신을 투여받은 햄스터는 혈액과 폐에서 강력한 항체 반응이 일어났다. 무엇보다 코와 폐에서 감염 바이러스의 양이 적어서 공기에 바이러스를 덜 내보냈다.
점막 면역에 초점을 맞춘 이 백신은 근육에 주입되는 백신과 달리 코와 폐에서 병원균에 대한 면역체계의 병원균에 대한 첫 방어군인 ‘면역글로불린 A’의 생산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점막 출입구가 보호돼 재채기나 기침을 해서 주변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줄어들게 되는 것.
랑겔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신은 안전할지 몰라도 면역력이 없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해 공공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을 줄이는 백신을 개발하면 상당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햄스터 실험의 데이터는 점막 면역 백신이 공기 전염의 위험을 줄이는 그럴싸한 전략이 될 것임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듀크대 연구진과 백신을 개발한 백사트 사, 비영리 임상연구기관인 러브레이스 바이오메디컬 연구소 등이 함께 진행했으며 빌 앤 멜린다 게이츠재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번에는 코로나19 원래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췄고 추가 연구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