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진단키트 시장, 엇갈리는 전망
실외 마스크 벗기 등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자가진단키트 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의 주가는 최근 3개월 새 반토막이 났다. 이제 진단키트의 '쓸모'가 다하면서 매출 급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이어진다. 두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생산·판매해 조 단위 매출을 올렸다.
반면 일각에선 진단키트 수요가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편의성이 높은 진단키트를 다시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체들도 글로벌 진출과 제품 다각화 등을 통해 매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제약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매출액 2조9314억원, 영업이익 1조36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4%, 8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6.7%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제약바이오업체 매출 1위에 오르며 진단키트 도입 호황을 톡톡히 누렸다. 시장에선 1분기 매출도 급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씨젠은 작년 매출 1조3708억원, 영업이익 6667억원이었다. 2020년 매출 1조1252억원에서 소폭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년 연속 매출 1조 돌파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 2분기부터다. 이달부터 야외에서 마스크 미착용이 허용됐고, 확진자 수도 한 달 간 확실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줄어들면서 온라인에 재고가 넘치는 상황이다. 가격도 기존 정찰제 6000원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러한 엔데믹으로 변화는 주가에 선반영됐다. 2분기 들어 두 업체는 주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 급등을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반짝 수혜로 해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 감소 추세가 확연하기 때문에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도 급감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예상 매출액을 3조원 이상으로 잡았다.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인수합병(M&A) 추진과 신속분자진단기기 '스텐더드 M10' 판매 확대 등도 동력으로 꼽았다.
현재까지 독일 체외진단 유통사 베스트비온 161억원, 이탈리아 리랩을 619억원에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780억원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공모 자금을 포함해 1조2000억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충북 증평공장에 약 1880억원 투자해 스텐더드 M10 자동화 생산 시설과 설비를 확충한다. 내년까지 연간 5700만개 생산 규모를 갖춘다는 목표다.
코로나19 이후 자가진단키트 수요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한다고 밝혔다. 전세계 주요국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제품의 신속성과 편의성 강화, 인도 생산을 통한 저가 자가진단키트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측은 “코로나 엔데믹 시기에도 꾸준한 자가검사 필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