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보호막 '각막' 위협하는 안질환 4가지
안구 표면에서 검은자를 덮고 있는 각막은 외부로부터 눈을 지켜주는 보호막이면서 다양한 안질환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부위이다. 렌즈 착용, 라식이나 라섹 등 시력교정술의 보편화로 각막이 손상될 가능성도 높아졌고, 부쩍 늘어난 미세먼지가 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각막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 각막 손상으로 각막염이나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치료 가능하지만, 각막이상증이 발병하면 완치하기 어려워 주의가 요구된다.
▲각막염
각막염 환자는 5년 새 32%나 증가할 만큼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콘택트렌즈 착용이나 미세먼지 증가 등으로 인한 각막의 세균 감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각막염은 이러한 원인으로 각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각막혼탁이 남을 수 있고, 심하면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 각막혼탁은 안경알에 흠집이 많이 생기면 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빛을 투과시키는 각막이 투명성을 잃게 돼 나타난다.
시력 감소나 안구 통증, 충혈, 이물감, 눈물 흘림, 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안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치료해야 한다. 각막염은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구분하는데, 치료를 위해서는 발병 원인을 정확하게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S&B안과 유승열 원장은 “감염성 각막염은 균 배양검사 이후 해당 균에 대한 적절한 약제를 사용해 치료하고, 비감염성 각막염의 경우에는 원인에 따라서 치료법이 달라진다”고 했다.
▲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해지거나 지나치게 증발해 각막이 손상된 병이다. 눈이 충혈 되고,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호소하며, 책이나 TV를 볼 때도 눈이 뻑뻑해 자극감이 심해지고 뿌옇게 보이기도 한다.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오염이 심할 때 안구건조증은 더 심해진지고,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도 안구건조증을 부른다. 보통 성인 남성은 분당 20회, 여성은 15회 정도 눈을 깜박이는데,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눈 깜박이는 횟수가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눈의 피로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눈에 만성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눈이 자주 뻑뻑해진다는 이유로 인공눈물만 보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돼 각막염이나 시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살균성분이나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간 인공눈물을 습관적으로 다량 사용하면 또 다른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서 써야 한다. 전문의들은 “PC나 스마트폰 사용 중 휴식을 취하고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잠깐이라도 눈을 지그시 감아 눈물을 적셔주는 습관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각막미란
각막미란은 각막의 염증, 화상으로 각막 껍질이 벗겨지는 안질환이다. 보안경을 쓰지 않고 용접하는 사람들에서 잘 생기며, 야외 수영장에서 선글라스를 쓰지 않은 채 장시간 자외선에 각막이 노출돼도 각막미란이 올 수 있다. 렌즈를 장시간 사용해 생기는 가장 흔한 합병증이기도 하다. 대한안과학회 조사를 보면 콘택트렌즈 부작용 환자 4명 중 1명이 각막미란을 호소했다.
각막미란을 예방하려면 렌즈 하루 권장착용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 대한안경사협회는 소프트렌즈를 기준으로 일반 콘택트렌즈는 하루 8시간 이하, 컬러렌즈는 하루 4시간 이하 착용을 권하고 있다. 야외 자외선이 강할 때는 선글라스를 끼거나, 챙이 있는 모자를 써서 눈으로 자외선이 직접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각막이상증
각막이상증은 일단 한번 발병하게 되면 완치가 불가능한 유전성 질환이다. 특정 유전자 이상으로 각막이 손상되면 각막에 생긴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단백질이 과잉 생성돼 회백색 침착물이 축적되는 안질환이다. 원인 유전자인 TGFBI 돌연변이 위치에 따라 증상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먼지 등이 들어간 상태에서 눈을 비비거나 강한 자외선 노출, 시력교정술로 각막에 자극이 가해지면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이 질환은 아직까지 밝혀진 완전한 치료법이 없고, 심하면 실명할 수 있다. 사전 검사를 통해 유전자 돌연변이 보유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유전자 이상이 확인되면 질환이 나타날 속도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일상에서 세심하게 눈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각막이상증 유전자 검사업체인 아벨리노는 “각막이상증은 각막에 손상이 가해지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질환을 발견하기 어려워 사전검사를 통해 유전자 돌연변이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예방하는 것만이 최선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