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피 쓸데없이 뽑으면 항생제 내성만 키운다(연구)
병원이 중환자의 불필요한 채혈을 피해야 항생제 남용을 줄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필요하고 반복적인 채혈은 항생제를 많이 쓰게 함으로써 항생제 내성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약을 써도 잘 듣지 않는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존스홉킨스대 의대 아론 밀스톤 소아과 교수(소아감염증)는 “특히 환자의 정맥 카테터에서 피를 뽑는 등 반복적인 채혈, 세균 감염의 경우 배양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 등 두 가지가 항생제의 내성을 키우는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런 잘못된 관행 탓에 추가 검사를 해야 하고, 어린이 중환자의 입원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밀스톤 교수는 지적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소아중환자실(PICU)에 입원해 있는 어린이 환자에게 열이 생기면 의사는 종종 기계적으로 혈액 배양을 지시해 원인을 파악한다. 특히 몸 전체에 염증과 쇼크를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있을 때 그렇다.
밀스톤 교수는 “어린이 중환자는 일반적으로 환자 중 가장 아픈 편에 속하고, 가족은 도울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체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불필요한 혈액을 채취하면 불필요한 항생제의 남용, 약물 추가에 따른 원치 않은 부작용, 추가 혈액검사의 필요성 등이 생긴다고 그는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병원에서 사용하는 항생제의 약 30%가 불필요하거나 잘못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어린이 중환자의 50% 이상이 비감염성 질병이나 일부 약물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발열 등 증상으로 종종 항생제를 투여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PICU의 채혈 횟수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 프로그램은 패혈증의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 항생제 처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적용해 본 결과 11곳 임상시험실시기관에서 처방된 항생제 양이 평균 13% 줄었고, 14곳 임상시험실시기관에서 혈류 감염이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22년 실시된 이번 연구에는 14곳 임상시험실시기관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소아과학회지(JAMA Pediatrics)≫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