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감염 일으키는 곰팡이, 약물 내성 획득"
코로나바이러스만 사람의 폐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항진균제로 치료가 가능했던 곰팡이가 이런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돼 위험성이 커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네이처 미생물학》에 발표된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흙이나 비료 속에서 자라는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Aspergillus fumigatus‧이하 푸미가투스)라는 누룩곰팡이는 폐 질환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아스페르길루스증이라고 불리는 곰팡이성 폐 감염을 일으킨다. 전 세계 1000만~2000만 명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아스페르길루스증은 보통 항진균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약물에 대한 내성을 지닌 푸미가투스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ICL)의 연구진은 2005년~2017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채취한 218개의 푸미가투스 표본의 DNA를 분석했다. 70%는 이 곰팡이에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채취됐고, 나머지 30%는 토양, 퇴비, 식물 구근, 공기 등 자연 상태에서 채취됐다.
218개 샘플 중 거의 절반이 최소 한 종 이상의 아졸계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을 보였다. 그중 48%는 이트라코나졸, 29%는 보리코나졸, 21%는 포코나졸에 내성이 있었다. 이들 약물은 모두 아졸계 항진균제이다. 샘플의 10% 이상은 2개 이상의 아졸계 항진균제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18개의 샘플에서 약물 내성과 관련된 50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또 약물 내성과 관련된 5개의 새로운 DNA 변화 조합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아졸 계열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 원인으로 아졸계 살균제를 농약으로 많이 쓰게 된 것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연구 책임자인 ICL 공중보건대의 매튜 피셔 교수는 “약물에 내성이 있는 아스페르길루스증의 유병률은 1999년 이전에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유럽 전역에서 최대 3%-40%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줄기세포나 장기를 이식하고, 면역억제 치료를 받고, 폐 질환이나 심각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에 걸림에 따라 푸미가투스에 감염될 위험도 높아졌다”면서 푸미가투스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4-022-01091-2)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