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마스크’의 희비.. 화장품 vs 마스크 업체
월요일(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면서 관련 업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후 10배나 늘어났던 마스크 업체는 이미 ‘적자생존’에 돌입한 상태다. 반면에 지난 2년여 동안 매출 하락에 고민했던 화장품 업체는 주가가 급등하는 등 ‘노(NO) 마스크’를 반기고 있다.
◆ 우후죽순 난립했던 마스크 업체, 잇단 폐업 위기
실외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풀리기 전에도 마스크 업계는 이미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번 조치로 폐업 위기에 몰린 업체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지만, 야외 ‘노(NO) 마스크’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코로나가 덮친 지난 2년간 ‘한탕’ 수익을 노린 마스크 제조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코로나 초기 마스크 공장은 ‘대박’ 사업으로 각광받았다. 코로나 발생 직전 2020년 1월 137 곳에 불과했던 마스크 제조사는 올해 4월에는 1683 곳으로 늘어났다(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 업체가 무려 10배 이상 늘어나면서 한때 품귀를 빚던 마스크 물량은 오래 전부터 공급 과잉이었다. 현재 도매가격은 150원까지 하락했다. 생산 원가가 130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대박은커녕 적자를 고민할 정도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수요가 더욱 줄면 폐업 업체가 속출할 전망이다. 남은 업체도 마스크 생산 설비에 들어간 자금조차 건지지 못해 걱정이 태산이다. 섣불리 철수 결정은 못하고 관망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식약처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 ‘KF94’ 등을 제조하려면 상당한 설비가 필요하다. 비말을 제대로 차단하려면 식약처가 허가한 ‘의약외품 마스크(KF)’를 생산해야 한다.
◆ 고품질 마스크 업체만 살아남는다... 업계 재편 가속화
‘KF’란 ‘Korea Filter’의 줄임말로 식약처의 인증 표시다. 평균 약 0.6μm 이하의 미세(먼지) 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 포장에는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80’ ‘KF94’ ‘KF99’가 표시돼 있다. KF 뒤에 적힌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효과가 높다. ‘kf94’는 0.6μm와 0.4μm의 미세먼지를 94% 이상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업체가 난립하면서 품질이 떨어진 마스크 확산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따라서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로 경쟁력 있는 업체만 살아남는 업계 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체 마스크 수요는 감소하지만 미세먼지, 호흡기질환, 제2의 팬데믹 우려로 여전히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한탕’ 욕심보다는 국민건강을 살피는 고품질의 마스크 업체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노 마스크’ 반기는 화장품 업계... 주가도 급등
반면에 화장품 업계는 ‘노 마스크’를 반기고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얼굴을 가린 마스크 때문에 화장품 수요가 줄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외출을 줄이고 재택근무가 크게 늘면서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색조 화장품 판매 감소가 두드러졌다.
화장품 업계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매출이 오르는 등 기대감을 높인 상태다. 실외 노 마스크까지 결정되자 매출 상승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화장품주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29일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발표하자 화장품주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9.2% 오른 17만8000원에, 한국콜마는 6.48% 상승한 4만6800원에, 애경산업은 4.74% 오른 1만9900원에, LG생활건강은 1.68% 오른 90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화장품 업계는 색조 화장품 마케팅을 늘리는 등 노 마스크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