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잘 맞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건강 효과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커피는 지구촌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 중 하나다. 통계에 따르면,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1년에 약 6000억 잔이 소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인당 연간 평균 353잔을 섭취한다. 하지만 커피가 맞지 않거나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할 사람들도 있다.
우선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에 대한 민감성이 높은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커피를 한 잔(카페인 약 100㎎)만 마셔도 수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카페인 혈중 농도가 50% 감소하는데 약 5시간이 걸린다”며 “커피를 마시면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카페인은 불안감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설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임신부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며 “임신부의 경우 과도한 카페인이 저체중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하루에 2잔(카페인 약 200㎎) 미만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외에 커피 속 카페인의 부작용으로는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순간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것과 하부 식도의 괄약근을 이완시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도록 만들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 있다.
커피를 공복에 마시는 것은 위산을 촉진시켜 위 점막을 손상해 소화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 점막이 손상되면 위염, 위궤양, 과민성 대장질환 등 소화기관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커피가 몸에 맞는 사람이라도 되도록 1일 섭취량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카페인 1일 섭취 권고량은 성인의 경우 400㎎ 이하, 임산부는 200㎎ 이하, 어린이, 청소년은 체중 1㎏당 2.5㎎ 이하로 설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커피를 마셔도 문제가 없고 이 음료가 잘 맞는 사람은 최대 6잔까지 마셔도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메일 자료를 토대로 1~6잔까지 커피의 건강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1잔: 각성 수준을 높이고, 장운동을 돕는다
카페인이 100mg 정도 들어 있는 진한 커피 한 잔은 몸에 나른함을 알리는 화학물질인 아데노신의 작용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경각심을 높인다. 연구에 따르면, 4시간 동안 모의 고속도로 주행이 진행되는 동안 중간에 마신 커피 한 잔은 운전자들의 피로를 덜 느끼게 해 주었고, 도로에서 차량 사이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줄였으며, 더 일관된 속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커피 한 잔은 장을 자극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29%는 모닝커피가 화장실에 가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장 활동에 반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커피를 마시면 4분 이내에 아래쪽 장에서 수축이 일어난다.
흥미로운 사실은 매일 커피 한 잔을 지속적으로 마시는 것이 장내 미생물이 더 건강한 것과 관련이 있으며 항염증 박테리아가 더 많은 것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여과된 커피는 클로로겐산이라는 유익한 식물 화합물의 좋은 원천”이라며 “이 성분은 장내 미생물을 위한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하며 단쇄 지방산과 같은 건강에 좋은 물질을 번성시키고 생산하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2잔: 운동 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심장을 보호한다
미국국제스포츠영양학회에 따르면, 진한 커피 두 잔은 운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축구처럼 간헐적인 단거리 달리기를 하는 스포츠에서 성적뿐만 아니라 지구력과 속도를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카페인 양은 체중 1㎏ 당 3~6㎎이다. 65㎏인 사람의 경우 최소 195㎎의 카페인이 필요한데 커피 2잔 정도다.
신경계에 대한 이런 자극적인 효과는 피로를 감소시킨다. 또한 하루에 커피 2잔을 마시면 심부전 위험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커피 한 잔은 아무런 차이가 없었지만 두 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은 심부전 위험이 30% 감소했다.
△3잔: 뇌졸중과 파킨슨병 위험을 낮춘다
약 50만 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매일 3잔 정도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21% 감소한다. 또한 하루에 3잔씩 마시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17% 낮았고, 어떤 원인으로든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12% 낮았다.
이는 커피콩에 들어있는 항산화제와 다른 화합물이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동맥의 손상으로부터 보호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또한 파킨슨병의 예방과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것은 파킨슨병에 걸리면 감소하는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뇌 화학물질인 도파민의 수준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중국 산둥대학교와 칭다오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커피의 파킨슨병에 대한 보호 효과가 하루 3잔 정도로 최고조에 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4잔: 지방간으로부터 보호하고 영양소를 제공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3~4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간에 지방을 쌓이게 해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19% 감소했다. 또한 매일 3~4잔의 커피는 간암 발병 위험을 21%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는 커피의 항염증 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미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카페인이 간에서 대사될 때 생성되는 파라잔틴이라는 화학물질이 간에 흉터 조직 형성을 늦춘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4잔의 커피는 놀라운 영양상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정도의 블랙커피는 최대 1150㎎의 칼륨을 제공할 수 있는데, 이는 하루 권장량의 절반 이상이고 4개의 작은 바나나보다 칼륨 양이 더 많은 것이다.
또한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100㎎의 마그네슘과 하루 권장 섭취량의 절반 이상인 9㎎의 니아신을 제공한다. 인스턴트커피 또한 이러한 영양소를 제공하지만 작은 양인데 이는 가공 중에 일부가 제거되기 때문이다.
△5잔: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5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9% 낮았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되는데, 제1형 당뇨병은 이전에 ‘소아 당뇨병’이라고 불렸었으며,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제2형 당뇨는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콩에 들어있는 카페인산과 클로로겐산이라는 두 가지 화합물은 체장에 모여 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폴리펩티드라는 단백질의 침전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디카페인 커피도 같은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잔 이상: 통풍 위험을 줄인다
연구에 따르면, 6잔 이상의 가장 높은 커피 섭취량은 관절에 요산이라고 불리는 노폐물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통풍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과 관련이 있다. 남성의 경우, 통풍에 걸릴 확률은 하루에 6잔 이상 마신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은 남성에 비해 59% 낮았다.
하루에 4~5잔을 마신 남성은 그 위험이 40% 낮았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가 가장 강력한 효과가 있었지만 디카페인 커피 역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클로로겐산과 같은 성분들이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에게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매일 4잔의 커피를 마시는 여성은 통풍 위험이 57% 감소되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