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여성 CEO, 외자사는 '대세'인데 국내사는 '가뭄에 콩'

상장제약 여성 대표는 7곳…부광 유희원·팜젠사이언스 김혜연 대표만 전문경영인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여성 전문경영인이 다국적 제약사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국내 제약기업들은 '가뭄에 콩'처럼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진출해 영업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는 4곳중 1곳꼴로 여성이 대표이사로 임명돼 있지만 국내 상장 제약기업 70곳은 단 5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코메디닷컴이 상장 제약기업(지주회사 포함)들의 대표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곳은 부광약품, 팜젠사이언스, 한미사이언스, 이연제약, 화일약품, 신일제약, 한국파마 등 7곳으로 집계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창업주 故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씨가 대표이사 회장, 이연제약은 창업주 故유성락 회장의 부인 정순옥씨가 대표이사 회장, 한국파마는 창업주 박재돈 회장의 장녀 박은희씨가 대표이사,  화일약품은 대주주인 조경숙씨가 대표이사, 신일제약은 창업주 홍성소 회장의 딸 홍재현씨가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전문경영인으로는 부광약품의 유희원 대표이사, 팜젠사이언스의 김혜연 대표이사 단 2명에 불과하다.

<부광약품 유희원 대표이사 사장>

유희원 대표이사는 1964년생으로 이화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1999년 부광약품 연구소에 입사해 임상 담당 이사, 개발·임상 담당 상무이사, 기획조정실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2015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박희덕, 김혜연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김혜연 대표는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1957년생인 김혜연 대표이사는 이화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캔사스주립대 약학대학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원을 나왔다. 대화제약 개발본부장, 우리들제약 개발본부장을 거쳐 2019년 3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과는 달리 다국적 제약사들은 여성 전문경영인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제약기업과는 달리 영업, 마케팅, 임상 등 각 부문에 두각을 나타낸 인사들에 대해 성 차별없이 능력위주의 인사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제약기업 40여곳의 한국법인 대표이사중 여성은 15명이며, 이중 대한민국 출신은 13명이다. 한국얀센 대표인 황 채리 챈과 바이엘코리아의 프레다 린은 중국계 여성 대표이사이다.

한국애브비의 강소영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약학과,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강소영 사장은 한국노바티스 마케팅과 영업 등을 거쳐 2005년 한국애보트에 입사해 스페셜티 사업부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했다.

2013년부터 한국애브비에서 스페셜티와 C형간염 사업부 마케팅과 영업 총괄 및 BD, 파이프라인 부서를 총괄했으며, 2018년 부사장으로 선임돼 스페셜티, 바이러스 사업부 마케팅과 영업과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일본 지역 C형간염 전략 개발도 이끌었고 2019년 4월 사장으로 선임됐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안텐진(Antengene Corporation Limited)이 한국에 전액 출자한 안텐진코리아 김민영 대표는 2021년 3월 15일 선임됐다.

김민영 사장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대학(현 알토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부광약품, 서울대병원, IMS헬스((현 IQVIA)), 서울대병원을 거쳐 2002년부터 한국릴리에서 Market Research, 마케팅, 영업 및 Market Acc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5년 6월부터 입센코리아 대표를 6년간 역임하며, 신제품 출시와 조직 변혁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D에서 분사 설립된 한국오가논 김소은 사장은 2020년 10월 27일 선임돼 한국내 기업분할이 완료된 2021년 2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김소은 대표는 지난 1998년 한국MSD에 입사한 이래 약 23년동안 MSD 국내외 지역에서 △대외협력(External Affairs)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커머셜 오퍼레이션(Commercial Operations) 사업부 부서장 등을 역임했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 MSE(Marketing and Sales Excellence)를 이끈 바 있다.

첫째 줄 왼쪽부터 한국애브비 강소영 대표, 안텐진코리아 김민영 대표, 한국오가논 김소은 대표
둘째 줄 왼쪽부터 한국앨러간 김숙현 대표, 갈더마코리아 김연희 대표, 한국BMS제약 김진영 대표
세째 줄 왼쪽부터 한국메나리니 박혜영 대표. 젠자임코리아 박희경 대표, 사노피아벤티스 배경은 대표
네째 줄 왼쪽부터 모더나코리아 손지영 대표, 비아트리스 이혜영 대표, 바이오젠코리아 황세은 대표

한국앨러간 에스테틱스-애브비 김숙현 사장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미국 인디애나대 경영대학원(Kelley School of Business) MBA 출신으로 22년 동안 한국·아시아·본사 경험을 두루 갖춘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가이다.

2006년 휴미라 사업부 팀장(Humira Business Unit Manager)으로 애보트코리아에 입사해 2011년 싱가폴에서 일본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커머셜사업부 디렉터를 역임했다. 2015년 한국 애브비에서 면역사업부 총괄을 맡았고, 2021년 1월 한국앨러간 에스테틱스-애브비 사장에 임명됐다.

갈더마코리아 김연희 대표는 한국MSD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멀츠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등 약 20여년간 제약·에스테틱 업계에서 근무했다. 갈더마코리아에는 메디컬 솔루션 부문 사업부총괄(BUD)로 입사 후 2020년 10월 1일자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국BMS제약 김진영 대표는 2019년 12월 임명됐다. 김진영 사장은 이화여대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한 후 미국 뉴욕 주 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의 법무협력부를 거쳐 한국, 대만, 태국, 싱가폴 BMS제약의 법무/컴플라이언스 부서 총괄 전무를 역임했다.

메나리니 한국법인 박혜영 사장은 2018년 선임돼 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국메나리니는 이탈리아 메나리니 그룹의 한국법인으로 2013년 3월 공식 출범했다. 박혜영 사장의 구체적인 이력과 경력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젠자임코리아 박희경 대표는 이화여대 화학과 출신으로 한국MSD(1995 ~ 2008)를 거쳐 한국와이어스 백신사업무 총괄 상무, 한국화이자제약 백신사업부 총괄 상무로 재직했다. 2013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9년간 젠자임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 배경은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 1994년 한국노바티스에 입사해 항암·피부·내분비질환 및 호흡기질환 사업부 등의 총책임자를 역임했다. 미국노바티스 본사 항암제 사업부에서 글로벌 프로덕트 디렉터로 근무했다.

2010년 사노피그룹의 희귀질환 사업부인 젠자엠코리아 대표, 2013년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대표로 임명됐다.

모더나의 한국법인 모더나코리아 손지영 사장은 2021년 12월 선임됐다.

손지영 대표는 이화여대에서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 한국화이자에서 마케팅과 전략 부문을 이끌며 디렉터를 맡았고, 한국로슈에서는 항암제 부서장으로 일했다.

모더나코리아에 합류하기 직전에는 씨에스엘베링(CSL Behring)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한국법인 설립과 신제품 출시를 지휘했다.

비아트리스 한국법인 이혜영 대표는 중외제약과 로슈를 거쳐 화이자에서 20년이상 근무했다.

임상, 허가, 마케팅, 사업 개발, 전략 등 다양한 부서를 경험한 후 상해와 홍콩에서 중국을 포함한 13개 아태 지역을 담당하며 심혈관계 치료 분야를 총괄했다.

싱가폴 화이자 대표이사(Country Manager)를 거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화이자업존 대표를 역임하고 2021년 11월에 비아트리스 코리아 대표로 취임했다.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의 바이오젠코리아 황세은 대표는 2017년 11월 27일 선임돼 6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황세은 대표는 JW중외제약, 한국머크 등에서 제약 마케팅 실무 경험을 쌓았고, 한국애보트에서 마케팅 이사를 역임했다.

황 대표는 한독약품에서 희귀의약품 전문 제약사인 알렉시온 프랜차이즈의 마케팅·영업·메디컬팀을 총괄 관리하며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에서 성공적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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