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나을까?” 집안일 많이 하는 사람에게 흔한 병
병명 그대로 많이 사용해서 생기는 질환이 있다. 과사용증후군이다.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체부위는 손이다.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하는 직장인과 학생,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과사용증후군이 늘고 있다.
과사용증후군이란 반복적인 동작과 훈련으로 인해 특정 관절의 인대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져 미세 상처가 생기고 만성염증과 부종을 동반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주부는 손빨래나 설거지를 할 때 손가락이나 손목 부분이 저리고 부을 수 있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무직은 손가락, 손목, 팔꿈치 관절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과사용증후군 환자는 초기에는 ‘뻐근하다’라고 말하지만, 곧 ‘화끈거린다’ ‘저리다’ ‘시큰거린다’ ‘붓는다’ ‘뻣뻣하다’ ‘힘이 없다’라고 호소한다. 이렇게 과사용증후군이 발생하면, 잘 낫지도 않고 재발하기 쉽다.
과사용증후군이 재발하는 이유는 ‘자고 나면 괜찮겠지’란 안일한 마음으로 다음날 통증을 유발하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에 있다. 증상이 나타난 즉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냉찜질이나 온찜질을 한 뒤 압박붕대를 감아 고정하는 것도 좋다. 통증이 심한 경우 소염제를 복용하면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행주 짜기도 힘들어요”
과사용증후군이 만성화하면 ‘테니스엘보’로 이어질 수 있다. 주관절 외상과염이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팔꿈치에서 손목으로 이어진 뼈를 둘러싼 인대에 미세한 파열이 생겨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테니스나 배드민턴 선수는 물론 손목과 팔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 사무직에서도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팔꿈치 통증이다. 처음에는 약간의 통증만 느껴지지만,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팔을 비틀기만 해도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주부는 빨래나 행주 물기를 짤 때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통증 부위를 붕대나 밴드로 고정해 안정을 취하는 동시에 스트레칭 운동을 하고 소염진통제 복용, 주사요법 등 염증치료를 해야 한다.
“손이 저려서 잠에서 깨요”
엄지와 검지, 중지, 약지 중 일부 손가락이 저린다면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에 따르면 손목 중앙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 수근관에 눌려 손 저림,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40~50대 주부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병으로 주로 밤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새끼손가락에는 저린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자주 놓친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굳거나 경련이 일기도 하고 팔을 올리면 팔목에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손 사용을 줄이고 부목이나 보조기로 손을 고정해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이와 함께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면 좋다. 증상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악화되거나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잘라주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손가락을 펼 수 없어요”
손가락을 구부리고 펼 때 통증이 나타나는 방아쇠수지 증후군도 있다. 손가락을 굽히는 데 사용되는 굴곡건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칼질을 많이 하는 요리사와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 골프나 덤벨, 테니스 등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무거운 장바구니를 자주 들고 요리를 많이 하는 주부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주로 아침에 중지와 약지가 잘 안 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약물과 물리치료, 스테로이드주사 치료 등을 시도할 수 있으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손목이 시큰거려요”
엄지손가락 아래쪽 손목 통증이 심한 경우 손목건초염(드꿰르뱅병)일 수 있다. 대부분 근육이나 관절을 과다하게 사용해서 염증이 발생하며, 주먹을 쥘 때, 물건을 쥘 때, 손목을 돌릴 때 손목이 붓거나 통증이 생긴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산모와 아기 돌보는 할머니, 피아니스트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손목을 고정하고 쉬는 것이 가장 좋으며 통증이 심하면 소염진통제 복용 및 주사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