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정말 관절 통증 심해질까
화창하고 맑은 날씨를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활동하기 편한데다 기분이 좋아지고 건강상 이점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비가 내리거나 습도가 높은 날씨에 관절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축축하고 눅눅한 날씨는 실제로 관절통을 악화시킬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관절은 어느 정도 날씨를 예측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날씨가 흐릿해지면 관절염이 심해지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날씨가 만성통증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미국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 및 마취학과 로버트 뉴린 교수는 미국 의료포털 웹엠디를 통해 “만성통증환자들은 통증이 심해질 때 날씨 탓을 하곤 한다”며 “발목, 무릎, 어깨 등이 아프다며 곧 비가 올 것 같다는 일기예보까지 한다”고 말했다.
‘통증저널(Journal Pain)’에 날씨와 만성통증의 연관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또 다른 정신의학자 재미슨 박사는 만성통증환자 3명 중 2명이 날씨 때문에 통증이 심해지는 걸 느낀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대부분 비가 내리기 전부터 이미 통증이 심해지는 걸 감지해 날씨가 곧 바뀔 것이란 사실을 짐작케 한다.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전에 심해지는 관절 통증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직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된 사실은 없다. 단 그럴듯한 추론은 가능하다. 가장 유력한 이론은 기압의 변화다. 통증환자들은 비가 오거나 흐린 날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관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나 눈이 아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 무게를 의미하는 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비가 오기 전 저기압이 되면 관절 주변의 조직들이 부풀면서 관절을 압박해 통증이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만성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염증과 손상 입은 부위들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통증에 더욱 민감하다.
단 날씨가 변해도 통증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어 이 같은 가정을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면 기압차로 신체에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것 역시 뜬금없는 얘기는 아니다.
날씨 변화로 심해진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관절주변을 따뜻하게 감싸면 열이 근육을 이완시키면서 통증이 줄어들도록 만든다. 또 만성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기분이 자주 침체되고 우울해지므로 수면과 휴식을 잘 취해야 한다. 또 굳이 크게 신경 쓰지 않더라도 날씨로 인한 통증은 영구적인 게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오래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