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다니면 삶의 만족도 높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에 보낸다고 공립학교 학생보다 삶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은 아니다. 또한 정신 건강 측면에서 더 나은 상태를 누리는 것도 아니다. 세계적 명문 사립학교가 많은 영국에서 수천명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내용이다.

새로운 연구에서는 가족 배경 등 다른 요소들을 고려한 후 사립학교 출신 20대 초반 세대의 삶을 조사한 결과 공립학교 교육을 받은 또래들보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 연구는 영국의 사립학교 학생들은 주 정부가 운영하는 공립학교 학생들보다 학업 성적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신 건강면에서도 혜택이 있는지는 분명하지가 않았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연구팀은 1989년과 1990년 영국에서 태어난 1만5770명의 대표 표본의 삶을 추적하는 ‘넥스트 스텝’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중학생 시절인 13살과 14살 때부터 정기적으로 설문 조사를 받았다.

삶의 만족도와 관련 20세와 25세 때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지, 불만족스러운지를 조사했다. 겉보기에 사립학교에 다닌 사람들은 더 행복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회 경제적 배경과 출신 민족 등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자 그 차이는 사라졌다.

정신 건강의 경우 14세, 16세, 25세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가’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자는가’ 등을 물었다. 이 설문지는 정신 건강에 대한 표준화되고 공인된 측정방법으로, 12개 질문으로 구성된다.

그 결과 남학생들은 어떤 연령대에서도 정신건강과 관련해 사립학교의 이점이 없었음을 시사한다. 사립학교 여학생들은 16세 때 공립학교 여학생들보다 좀 더 나은 정신건강을 보여주었지만 14세, 25세 때는 이런 차이가 사라졌다.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사립이나 공립이나 학생들 정신 건강과 삶의 만족도에 차이가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학교와 웰빙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분석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의 경우 사립학교 학생의 비율은 약 7%. 사립학교는 공립학교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최근 들어 정신 건강을 위한 학생 지원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우수한 학업 성과는 더 나은 정신 건강으로 연결된다. 영국의 사립학교는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만큼 공부하는데 유리하다. 반면 사립학교 학생들은 공립학교 또래들보다 여러 면에서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사회학자 모라그 헨더슨 박사는 “사립학교는 학교의 자원이 풍부하지만, 학생들이 직면하는 학업 스트레스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상쇄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립학교에서는 팬데믹 이후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보다 잘 지원하고 있어 현재의 초등학생들이 성장할 때는 정신건강 면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케임브리지 교육 저널》에 게재됐다. 원제는 ‘Does attending an English private school benefit mental health and life satisfaction? From adolescence to adulthood’.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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