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도 중독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밤에 열 시간 넘게 잔다. 그런데도 아침에 눈을 뜨기 힘들다. 낮엔 종일 졸립다. 잠에 중독되는 수도 있는 걸까? 미국 ‘헬스라인’이 전문가의 조언을 보도했다.

중독이란 대개 도박, 약물, 술이나 담배와 관련된다. 미국 중독의학협회에 따르면, 무언가에 중독된 사람은 해로운 결과를 알면서도 강박적으로 그 물질에 집착하거나 문제적 행동을 계속한다.

하지만 잠은 생리적인 기능. 기본적으로 해롭지 않다. 수면과 생체리듬, 신진대사 전문가인 영국의 그레고리 포터는 “자면서 움직이는 몽유병 환자가 아니라면 수면이 사람에게 위험할 일은 별로 없다”고 설명한다. 잠에 대해 의학적으로 ‘중독’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까닭이다.

미국 수면의학 아카데미에 따르면, 성인은 평균 7시간을 자야 한다. 중요한 건 침대에서 보낸 시간이 아니라 실제 잠을 잔 시간이 7시간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

평소 7시간을 자는데도 계속 자고만 싶다면? 잠에 중독된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즉 불안이나 우울이 심하면 과하게 자는 경우가 많다. 2008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젊은 우울증 환자의 경우 40% 가량이 필요 이상으로 잠을 잤다. 그런 경향은 여성들에게 더 강했다. 2014년 논문은 평균 8시간 이상 자는 이들이 그보다 덜 자는 이들에 비해 우울증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외에 기면증, 특발성 과다 수면, 수면 무호흡증 등이 있다면 7시간 이상 자고도 졸음에 시달릴 수 있다. 과다 수면 증상은 아무리 자도 기운이 없고, 신경이 예민하고,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멍하다는 것. 머리가 아프고 식욕이 없으며 심한 경우 자살에 대해 생각할 수도 있다.

수면 시간이 충분한 데도 해가 떠 있는 내내 졸음에 시달린다면 의사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약을 복용하든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든 조치를 취해야 일상에 균열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있다. 계속 자고만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해서 아침마다 침대 밖으로 나오기까지 고통을 겪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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