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혈중 지방, 예상보다 더 해로워
제2형 당뇨병과 비만할 경우 혈중 지방 수치의 증가는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사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경우 혈액 속 지방 수치가 높아지면 근육 세포에 스트레스가 생긴다. 이는 근육 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손상시키는 세포 밖 변화에 대한 반응이다. 영국 리즈대 케임브리지대 등과 독일 본대 등 국제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가 다른 세포에 전달될 수 있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세라마이드로 알려진 이 신호는 세포 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설계된 메커니즘으로 단기적으로 신체 보호에 이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대사 질환에서는 이 같은 신호가 세포를 죽이고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들며,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오래전부터 혈중 지방의 증가는 조직과 장기를 손상시켜 제2형 당뇨병을 포함한 심혈관 및 대사 질환의 발달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질환은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는 비만 때문에 생길 수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18세 이상 비만 성인은 6억 5천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리즈대 의대 분자생리학대사학과 리 로버츠 교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우리의 발견은 심혈관 질환과 비만으로 혈중 지방이 증가하는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의 발병을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나 치료적 접근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험실 연구에서 골격근 세포를 팔미테이트라는 지방산에 노출시켜 대사 질환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혈중 지방 수치를 복제했다. 이들 세포는 세라마이드 신호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들 세포가 이전에는 지방에 노출되지 않았던 다른 세포들과 섞이면서 ‘세포 밖 소포체’라는 패키지로 신호를 전달하며 서로 소통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신진대사 질환이 있는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재현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 결과는 세포가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아울러 비만을 포함한 특정 대사 질환에 대한 이해를 보태준다.
비만이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제2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의 부담이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로버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한 사람들의 세포에서 스트레스가 어떻게 발전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신진대사 질환 관련 치료법을 개발할 때 고려할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됐다. 원제는 'Long-chain ceramides are cell non-autonomous signals linking lipotoxicity to endoplasmic reticulum stress in skeletal mus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