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 식단,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 줄인다”
엄격한 칼로리 제한 없이 맛있게 식사하면서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하면 탄수화물과 지방이 든 음식을 먹으면서도 건강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과일, 채소, 생선 위주의 일명 ‘지중해식 식단’이 심장마비 및 뇌졸중의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중해식 식단은 지중해 지역 사람들이 자주 먹는 식단으로 과일, 채소, 생선 뿐 아니라 콩, 견과류, 올리브 오일 등을 주로 섭취하고, 적당한 양의 와인을 권장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뉴질랜드 오클랜드시티병원의 랄프 스튜어트 교수는 “심장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식습관 조절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며 “지중해식 식단을 자주 접하는 사람일수록 심뇌혈관질환 발병률이 낮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39개국에 거주 중인 평균 67세의 안전성 관상동맥질환 환자 1만5482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참가자에게는 일주일에 몇 번이나 육류, 생선, 유제품, 통곡류나 정제된 곡물, 채소, 과일, 디저트, 사탕, 당이 들어간 음료, 튀긴 음식, 술을 각각 섭취하는지 물어봤다.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정도에 따라 0점에서 24점의 점수를 매겨 지중해식 식단점수(Mediterranean diet score, MDS)로 표현했다. 반대로 건강하지 못한 식단의 경우에는 서구식 식단점수(Western diet score, WDS)로 점수를 매겼다.
이후 4년여 동안 참가자를 추적해 심장마비, 뇌졸중, 사망 등의 주요 심뇌혈관질환의 빈도를 조사한 결과, 지중해식단점수가 1점씩 올라갈 때마다 심뇌혈관질환 발병률이 약 7%정도씩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바꿔 말해 지중해식단을 자주 즐길수록 심뇌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랄프 스튜어트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을 자주 접하게 되면, 대사증후군이나 심뇌혈관질환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는 기존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대규모 연구 사례”라며 “지중해식 식단은 심뇌혈관질환을 이미 갖고 있거나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게 건강상 혜택을 줄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식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렸다.
지중해식 식사를 모방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 유념해야 한다. 먼저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하려면 식물성 식품을 매일 5컵 분량은 먹어야 한다. 또 한 주에 한 번 정도는 아예 육류를 먹지 않는 날을 갖는다. 육류를 즐겨먹는 사람이라면 육류를 완전히 끊을 필요까진 없지만 최소한 주 2회 정도는 적색육 대신 생선을 먹는 방식으로 식습관을 교정한다.
지중해식 식단은 저탄수화물 식사가 아니다. 따라서 일반 다이어트식처럼 빵과 파스타를 금지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사탕과 초콜릿처럼 단순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통곡물로 된 빵과 파스타처럼 복합탄수화물이 든 음식을 중심으로 먹어야 한다.
지중해 식단은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을 추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지방 식이요법을 표방하지도 않는다. 지방이 든 음식을 넉넉히 먹되 생선, 견과류, 올리브유 등 건강한 지방을 먹는 요령이 필요하다. 미국 심장병학회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포화지방을 고도불포화지방 음식으로 5%만 바꿔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률이 25% 감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