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비만, 지방간 예방하려면 ‘이것’부터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3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20~30대 젊은 당뇨병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합병증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당뇨병은 질환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욱 심각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을 예방‧관리하려면 항산화 영양소 카로티노이드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은 인슐린이 적절히 분비되지 않거나 적절한 기능이 이뤄지지 않는 대사질환으로 혈중 포도당 수치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10년간 당뇨병 발생률 변화 추이를 조사한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하경화 교수 연구팀은 젊은 당뇨병 환자 증가의 원인을 비만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비만과 당뇨는 염증과 관련 있다. 비만은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 매개물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를 일으키게 된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및 각종 암과 같은 다양한 만성질환 및 대사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 걱의 항산화 성분, 혈당 수치 낮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항산화제를 함유한 약용식물이 당뇨병 환자 및 스트렙토조토신(STZ) 주사로 유발된 당뇨 쥐의 혈당수치를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예로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에서 많이 재배되는 걱(Gac fruit)은 다양한 파이토케미컬 성분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항염‧항암 효과와 함께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수많은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특히 걱의 씨를 둘러싸고 있는 가종피(Aril)는 부드러운 식감에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이 가종피추출물이 항산화 능력이 뛰어나며 동물의 혈당수치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밝힌 연구도 있다. 항산화제가 함유된 약용식물 섭취로 혈당 불균형이 개선되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도 이전에 발표된 바 있다.
미 당뇨병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당뇨병관리(Diabetes Car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젊은 남성의 3분의 1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현저히 낮았다. 연구를 진행한 버팔로대 파레쉬 단도나 박사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성기능과 생식능력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경우 생식능력 저하, 발기부전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퀸스대 콘 말리디스 박사 연구팀 또한 당뇨병이 남성의 생식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당뇨병이 있는 남성의 생식기관에서 발견된 당화 최종산물이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국제학술지 《형태론(Morph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걱의 가종피 추출물은 남성의 정자 농도를 증가시키고 고환과 부고환 손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 혈당수치를 낮추는 것은 물론 생식기능 손상 문제 또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 쥐를 대상으로 걱의 가종피추출물의 효과를 다룬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지방조직과 지방세포 비대를 억제했다. 인슐린민감성이 많이 떨어지면 인슐린 저항이 나타나고 당뇨병 위험이 커지는데, 걱은 인슐린민감성 지수도 크게 회복시켰다. 또한 간지방 축적과 간염증이 감소해 지방간을 예방해주고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조절됐다.
◆ 당뇨병 예방하려면 주목해야 할 성분
미국 미네소파보건대 데이빗 제이콥스 박사 연구팀은 《미국역학저널》을 통해 “카로티노이드의 혈중 농도가 높으면 당뇨 위험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당근, 토마토, 시금치 등에 풍부한 항산화물질 카로티노이드가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당뇨병 위험을 낮춘다는 것. 카로티노이드는 비만과 지방간염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만성 간질환 환자는 간조직과 혈청 내 항산화 수치가 낮고 혈장 내 카로티노이드 수치가 비알콜성지방간염 환자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당뇨인에게는 색깔이 있는 채소와 버섯이 권장되는 것도 카로티노이드 때문이다. 카로티노이드는 체내에서 생리활성 및 항산화 작용을 한다. 우리 몸에서 가장 흔한 카로티노이드이면서 항산화 효능이 가장 뛰어난 것이 바로 라이코펜이다. 라이코펜은 빨간 카로티노이드 색소로 토마토에 함유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라이코펜이 토마토의 76배 이상 들어있는 식품이 바로 걱이다. 그뿐만 아니라 걱에는 베타카로틴이 당근의 10배 이상, 지아잔틴이 옥수수의 40배 이상, 비타민C가 오렌지의 60배 이상 포함돼있다. 그 밖에 루테인‧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각종 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다. 오메가3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 흡수율도 뛰어나다.
걱의 풍부한 영양성분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걱오일이 제격이다. 다만, 말린 원물에서 추출하면 라이코펜이 최대 97%까지 파괴될 수 있으니, 생과에서 추출한 제품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라이코펜과 같은 카로티노이드 영양성분은 체내에서는 강력한 항산화 역할을 하지만, 산화에 민감하다. 즉 캡슐 및 PTP 포장으로 된 제품을 고르되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게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