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치료제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 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 머크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를 23일 긴급사용승인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라게브리오 도입 계획을 밝힌 지 이틀 만이다. 코로나 확진자 폭증 속에서 치료제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할지 관심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머크사(한국엠에스디)의 라게브리오캡슐(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24일 전 결정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 허가와 관련해 팍스로비드, 렘데시비르에 이어 세 번째 긴급사용승인이 된다. 팍스로비드는 지난해 12월 27일, 렘데시비르는 올해 1월 7일에 각각 승인됐다.
라게브리오는 지난해 11월 질병관리청이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했으나 효과가 낮다는 이유로 4개월간 승인을 보류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팍스로비드 물량 부족, 제때 처방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생겨 먹는 치료제의 추가 도입이 급물살을 탔다.
질병청은 팍스로비드 재고가 앞으로 2주 후에 동날 것으로 예상했다. 질병청은 전날 “팍스로비드 재고량이 2주 정도 사용 가능하지만 처방량이 늘고 있다. 3월 말 추가 물량 도입을 추진하고 추가 구매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면서 "머크사의 치료제 라게브리오 신속 도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팍스로비드 대체 의약품으로 라게브리오 신속 도입을 제시한 것이다.
팍스로비드는 20일 기준으로 국내에 약 7만6000명분이 남았고, 라게브리오는 정부가 앞서 머크사와 선구매 계약을 통해 24만2000명분을 확보한 상태다. 긴급사용승인 직후, 이번 주에 10만명 분이 우선 도입될 전망이다.
라게브리오의 특징은 팍스로비드와 비교해 투약 제한이 적다는 점이다. 현재 팍스로비드는 60세 이상과 40, 50대 기저질환자에게 처방하고 있는데, 팍스로비드 병용 금지 약물이 20개가 넘기 때문에 사실상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팍스로비드 복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비해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보다 치료 효과는 다소 낮지만, 병용금지 약물이 적어서 고령층이나 중증 환자에게 보다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작년 12월 라게브리오를 긴급사용승인 할 때 입원 또는 사망의 비율을 30% 정도 감소시켜 주는 것으로 보고했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입원을 46% 감소시킨다고 봤다. 인도에서 최근 시행한 임상 3상 결과에서는 입원을 65% 정도 줄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팍스로비드의 입원 또는 사망의 예방 효과는 임상시험에서 약 88%에 달했다.
한편 코로나 치료약 처방은 약의 수급 상황과 확진자의 기저질환, 투여 중인 약물 등을 고려해 의사가 판단한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모두 투약 시기가 증상발현 5일 이내이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조기에 진단·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