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의 날...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514호 (2022-03-21일자)
암을 예방하는 10가지 방법
오늘은 절기로는 낮과 밤, 양과 음의 기운이 같아진다는 춘분이지만, ‘세계 시(詩)의 날’이면서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자 ‘암 예방의 날’입니다.
암 예방의 날은 2005년 국제암관리연합(UICC)이 매년 2월 4일을 ‘세계 암의 날’로 정한 것에 호응해서, 보건복지부가 2006년 ‘암관리법’에 따라 제정한 날입니다. ‘암의 ⅓은 예방활동 실천으로 예방할 수 있고, ⅓은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로 잡을 수 있고, 나머지 ⅓의 암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대처할 수 있다’는 뜻에서 ‘3-2-1’을 상징해서 3월 21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이 암을 하나의 병으로 알고 있지만 암은 위치, 크기, 성질 등에 따라 각각 다른 몇 백 가지의 병을 아우르는 병명입니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선천적 또는 환경적 이유로 유전자가 고장이 나서 세포들이 정상적인 생로사멸을 거치지 않고 미성숙 상태에서 계속 분열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주변 정상적 세포의 영양분을 다 뺏어와서 생명이 위험해지지요.
암은 인류와 함께 한 병이지요. 동서양 모두 5000년 이전부터 암의 증세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유럽을 호령한 나폴레옹도, 중국 삼국시대의 패자(覇者)였던 조조(曹操)도 암으로 쓰러졌다고 합니다.
암의 영어 ‘Cancer’는 게(Crab)를 뜻하는 그리스어 ‘Karkin-os’에서 왔습니다. 히포크라테스(BC 460∼377)의 책에 암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암 조직의 표면이 게 껍데기처럼 딱딱한 데다 암세포는 게가 옆으로 기어가듯 퍼지기 때문에 이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암으로 돌아가신 분의 장기를 꺼내보면 ‘우리 몸 속에 이런 괴물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딱딱하고 흉측합니다. 한자어 ‘암(癌)’도 단단하다는 뜻이지요. 1171년 중국 송(宋)의 동헌거사(東軒居士)가 지은 ‘위제보서(衛濟寶書)’라는 의서에 처음으로 이 말이 등장해서 명(明) 청(淸)을 거치면서 대중어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3, 4명 가운에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암에 걸린다고 하니, 가히 ‘국민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갖 암을 다 합치면 국내 사망원인 1위이고요. 진단의학의 발달로 옛날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암을 발견하는 데다가 인구 고령화로 암은 계속 늘 수 밖에 없습니다. 재작년 암 환자가 감소했지만, 코로나19 탓에 검진이 크게 준 탓으로 보입니다.
아직도 암 진단을 받으면 끝장이라면서 병원 치료를 포기하는 이도 있지만, 상당수 전이 암도 치료할 수 있답니다. 심지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진단이 곧 사망선고로 여겨졌던 폐암도 맞춤형 치료로 완치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의 인수위에 참가하고 있는 김한길 전 의원도 ‘폐암4기’ 진단을 받고 멀쩡히 활동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일단 암에 걸리면 몸에 칼을 대거나 항암제, 방사선 치료를 받는 등 암과의 전투를 벌여야 합니다. 독일의 철학자 미하엘 슈미트-살로몬이 사람을 호모사피엔스(이성적 인간)로 부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평생 병을 일으키도록 생활하다가 발병 후 후회하면서 막대한 돈과 시간을 쓰며 사투를 벌이는 것을 들었는데, 그렇지요? 암도 예방과 조기발견이 최고이겠지요? 암 예방의 날에 아래 항목을 점검해 보시고, 지금부터라도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치는 것이 어떨까요? 암을 예방하는 것에도, 특별한 비법을 찾아서 따르기보다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보통의 것을 특별히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가슴에 새기고요.
①금연하고, 다른 사람의 담배 연기도 피한다.
②술은 하루 한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 금주도 좋다.
③규칙적으로 과일과 채소를 포함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짠 음식, 탄 음식, 인스턴트음식 덜 먹기.
④적기에 B형 간염 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 맞기.
⑤안전한 성생활 할 것. 성생활을 지나치게 멀리 해도 암을 유발한다.
⑥일터에서 안전수칙을 지키고 집에서도 음식물 조리 시 연기를 피해서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⑦미세먼지가 ‘나쁨’이면 반드시 KF80 이상의 보건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고, 귀가해서 손과 얼굴 씻고 양치질 할 것. 또 자외선 지수가 높을 때 지나친 햇볕 노출을 피할 것.
⑧주 5회,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할 것. 운동은 유연성운동, 근력운동, 유산소운동을 병행할 것.
⑨스트레스나 걱정거리가 쌓이면 그때그때 운동, 취미활동 등으로 풀 것.
⑩건강검진 철저히 받을 것. 그러나 지나친 방사선 검사는 오히려 암의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가히 ‘음악의 날’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1685년 독일(신성로마제국)에서 요한 세바스티찬 바흐, 1866년 러시아에서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1921년 아르헨티나에서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태어났고 1950년엔 ‘한국의 가왕’ 조용필도 태어났군요. 바흐의 첼로 모음곡 1번 prelude를 파블로 카잘스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조용필이 1979년 발표한, 동아방송 '인생극장'의 주제곡 ‘창밖의 여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