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성, 반려동물 내보내야 할까?
반려동물을 계속 키워야 하나? 개나 고양이를 키워온 여성들이 임신하면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임신부는 반려동물과 계속 함께 하고 싶어도 주위에서 만류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임신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제에 대해 아직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임신부라고 해서 개를 멀리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임신부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임신 전부터 개를 키웠다면 계속 함께 해도 좋다. 그러나 임신부 본인과 태아의 안전을 위해서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철저한 예방접종은 필수다. 임신부가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개가 배 위로 점프하지 못하도록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개에게 물어뜯기 같은 나쁜 습관이 있다면 출산 전에 반드시 고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가족 가운데 개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임신부였다면 개가 다른 가족과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 아기가 태어나도 개가 잘 적응할 수 있다.
고양이를 키울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톡소플라스마증이다. 톡소플라스마는 주로 고양이 배설물에 의해 감염되는데, 임신부가 감염되면 기형아 출산이나 유산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 박문일 박사(전 한양대 의대 학장, 동탄제일병원)는 “만일 임신부가 임신 직전, 또는 임신 중에 톡소플라스마증에 걸렸다면 자궁 내 태아에게 문제가 생길 확률이 50%나 된다”고 했다.
따라서 임신 중 고양이를 키우려면 반드시 톡소플라스마 감염에 대비해야 한다. 고양이를 키우던 임신부라면 톡소플라스마 항체 검사가 필요하다. 결과가 양성이면 항체가 있다는 뜻이니 안심해도 좋다.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가 톡소플라스마 항체 검사를 해야 한다.
고양이가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되어 대변으로 톡소플라스마 충란을 배출하는 시기는 평균 수명 20년 가운데 겨우 2-3주에 불과하다. 따라서 오래 키운 고양이는 이미 항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고양이의 항체 검사 결과, 음성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박문일 박사는 “이 경우 고양이에게 덜 익힌 고기나 씻지 않은 생채소를 먹여서는 안 된다”면서 “생고기를 다룬 후에는 조리 도구와 손을 깨끗하게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부는 고양이 집을 청소하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고양이가 접촉한 물건을 만질 때는 반드시 장갑을 껴야 하고 고양이가 실내에서만 지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