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증 vs. 중증, 정신건강엔 어떤 차이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일주일 이상 침대 생활을 할 정도로 몸이 아팠던 사람들의 1년 후 정신건강 상태를 살핀 결과, 우울증과 불안증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벼운 증세에 그쳤던 사람들은 일반인구 대비 오히려 정신건강 위험이 낮았다.
영국,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6개국 과학자들이 참여한 이 연구는 30만 명의 지원자들을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이들 중 약 1만 명이 코로나에 감염됐고, 이 중 2200명은 일주일 이상 침대에 머물 정도로 아팠고, 300명은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
분석 결과, 7일 이상 침대에 누워 지낸 사람들은 감염 후 16개월이 지난 시점 우울증이나 불안증으로 고통 받을 확률이 50~60% 증가했다. 시간이 흐르면 정신건강과 관련한 증상이 개선돼야 하는데,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 것.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이후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방역당국과 의료기관은 감염자들을 위한 후속 조치와 추가 지원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보았다.
증상이 안 좋았던 환자들은 회복 이후에도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향후 새롭게 등장할 감염병에 대한 걱정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감염 기간 동안 발생한 '과도한 염증'이 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메커니즘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 의하면 비교적 별다른 증상 없이 코로나19를 극복한 사람들은 상황이 전혀 달랐다. 코로나 확진 경험을 한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번 연구에서 가벼운 증상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울증과 불안증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반인구보다도 우울증이나 불안증 발생 위험이 낮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신질환 역학자인 아이슬란드대의 어널 안나 발디마티르 교수는 경증에 그친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왜 일반인구보다도 나은 상태를 보이는 건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감염을 이미 겪었다는 안도감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감염 후 장기간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겪는 사람들은 피로감이 크고, 책을 읽거나 일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할 때 오랫동안 집중하기 어려운 증상들도 함께 겪는 경향이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관련 우울증 및 불안증이 기존의 우울증·불안증과 어떠한 차이를 갖는지, 그 변별점과 의미를 찾는 연구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