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병실 치료? '감염병'이란 사실 망각했나"

“일반병실 치료? ‘감염병’이란 사실 망각했나”
이번 주 들어 연일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고 있는 가운데, 10일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코로나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확진자 폭증으로 음압병실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코로나19 환자를 일반병실에서 치료하는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는 '감염병'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병실은 건강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라 감염병에 취약한 환자들이 모인 공간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코로나19 의료대응을 위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 간담회'에서 "음압병실에서만 오미크론 환자를 치료하는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아서 반드시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병원 내의 모든 진료과와 의료인력이 참여해야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일반병실에서 치료하라는데 전염병이란 걸 망각한 거 같다"며 "일반병실의 다른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코로나를 퍼트리라는 건데 이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이어 "진작 체육관 등에 환자를 추가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임시 병상을 만들었어야 한다"며 "홍콩은 긴급하게 임시병원을 세워 입원, 치료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이 "이제 병원의 의료진 전체가 오미크론 환자의 치료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언급한 부분도 의료인들에게는 불편하게 들릴 수 있는 내용이다. 감염내과, 응급의학과 등 감염병 전문인력의 노고가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병원의 다른 분과들도 코로나 이슈에 대응해 왔기 때문. 김 교수는 "병원들은 이미 일반병실을 개조해서 오미크론 환자를 수용, 치료하고 있다. 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임시병원을 짓거나 코로나전담호흡기클리닉을 만들어서 진찰, 진단, 팍스로비드 투약을 원스톱으로 빠르게 진행하자고 제안했었는데, 뒤늦게 병원들에게 지원도 없이 우격다짐으로 하라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갑작스럽게 태세를 전환했다. 엄격한 방역체계를 유지하던 정부는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시점, 갑자기 방역 고삐를 풀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확진자가 늘면서 그에 따라 중증, 사망자 절대수도 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 생명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RAT) 양성 시 PCR 검사를 진행하는 현 검사 체계 방식을 RAT만 시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검토 내용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김 교수는 "진작 했어야 한다"며 "PCR 검사 역량에 한계가 있고 환자 발생이 많을 땐 신속항원검사 양성으로 확진해도 된다.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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