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과 탄수화물, 어떤 걸 더 줄여야 할까
저지방 식사와 저탄수화물 식사 중 어떤 게 더 좋은지에 대한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따끈따끈한 논쟁의 도마 위에 자주 오르는 이유는 두 영양소 모두 과잉 섭취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방보다는 탄수화물 섭취에 좀 더 신경 써야할 것이라는 최신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지방 그 중에서도 특히 육류와 유제품 등에 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동맥이 막히거나 심장질환, 뇌졸중, 비만 등을 이끄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지방이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유일한 영양소는 아니다.
몇 년 사이에 발표된 연구들을 보면 지방 섭취를 줄여도 심장질환이나 조기사망 위험률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 연구는 지방 섭취가 너무 적을 때 오히려 조기사망 위험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지방 외에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영양소로는 탄수화물이 꼽힌다. 음식, 건강, 사망률 사이의 상관성을 살핀 가장 포괄적인 연구인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의 논문을 보면 지방 섭취량보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이 연구에 따르면 빵과 쌀 등을 통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보다 조기사망 위험률이 30% 더 높다. 반면 고지방 식사를 하는 사람은 저지방 식사를 하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조기사망 위험률이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실린 이 논문에는 18개국 13만500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연구내용이 실려 있다. 실험참가자들의 평균적인 식사는 탄수화물 61%, 지방 23%, 단백질 15%로 구성돼 있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것은 1970년대 콜레스테롤 수치에 주목하면서부터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과 연관이 있으며 이 수치가 높아지면 심장질환 등이 생길 수 있단 점에서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육류, 유제품, 튀긴 음식 등에 든 지방을 덜 먹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지방 대신 택한 영양소가 탄수화물이다. 그런데 새로운 논문들은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 역시 건강에 해롭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쉽게 포도당이 저장되도록 만들고, 이로 인해 혈당 수치가 높아지고 비만, 당뇨, 심장질환 등의 위험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식단을 구성하는 영양소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방보다 좀 더 섭취량에 신경 써야 할 영양소로 보인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