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 재활병원에 500억원 기부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끌었던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지난 2월 말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54세. 고인이 이사로 있는 NXC(넥슨 지주사)는 1일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바란다”면서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밝혔다.
◆ 한국 게임 산업의 주역... 자본금 6000만원으로 세계적인 게임사 일궈
고인은 1994년 서울의 작은 사무실에서 자본금 6000만원으로 게임사 넥슨을 창업해 시가총액 24조원, 연 매출 3조원의 세계적인 게임사로 성장시켰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KAIST 전산학과를 졸업(석사)한 고인은 당시에는 생소했던 온라인 게임에 주목했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넥슨의 성장을 이끌었다.
고인은 2011년 국내 IT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도쿄 증시에 넥슨을 상장시켜 주목을 받았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김 창업주의 재산 규모는 74억6000만달러(약 8조9855억원)로 전 세계 338위, 국내 3위다. 고인은 2019년 1월 10조원 규모에 넥슨 매각을 추진하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말에는 전문 경영인 체제 안착을 위해 16년 만에 지주사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났다.
◆ 어린이 재활·의료에 관심... 기부 누적 금액 519억 원
김 창업주는 사회 공헌에도 큰 관심을 보여 넥슨 재단을 통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도 앞장섰다.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어린이 재활 및 의료 사업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지난 2014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200억원을 시작으로 기부 누적 금액이 519억 원에 달한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경남권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업무협약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넥슨재단은 병원 건립을 위해 올해부터 약 3년간 100억원의 기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기부금은 넥슨코리아 출연금 및 김정주 창업주의 개인 기부금으로 조성된다.
김 창업주는 무죄로 밝혀진 법적 다툼으로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다. 서울대 동기였던 진경준 검사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을 사실상 공짜로 줘 시세 차익을 거두게 했다는 의혹으로 2016년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됐으나 2018년 무죄가 확정됐다. 고인은 이 사건을 겪으면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