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쟁여두는 습관, ADHD와 관련 있다 (연구)

[사진=클립아트코리아]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가 있는 사람은 호딩(hoarding)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과도하게 강박적으로 쌓아두는 증상을 말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우울증과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저장장애를 겪는 사람이 나타내는 이러한 증상을 호딩, 이 장애를 가진 사람을 호더(hoarder)라고 한다.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학교 심리학 부교수인 샤론 모린 박사팀은 ADHD를 앓고 있는 사람 5명 중 약 1명이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호딩 증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성인 ADHD 클리닉에서 참가자 88명을 모집해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 그룹의 19%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호딩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평균 30대였으며 남녀 비율은 동일했다. 나머지 81%의 경우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호딩 증상의 심각성은 더 심했지만, 삶의 질을 손상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대조군은 ADHD 진단을 받지 않은 일반인 90명으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대조군에게 ADHD 증상, 충동성, 호딩 증상 정도, 강박증 정도, 완벽주의 성향, 우울증 및 불안 증상 등에 대해 같은 질문을 했는데 이들 중 단 2%만이 임상적으로 유의한 호딩 증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유사한 패턴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국 성인 2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그룹에서는 단 3%만이 증상을 나타냈다.

연구진에 의하면 저장장애는 단순히 물건을 많이 모으는 것 이상이다. 저장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은 생활 공간을 너무 많은 물건과 잡동사니로 채워 일상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 저하, 불안,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모린 박사는 “전반적으로 ADHD 진단을 받은 사람은 호딩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지금까지 저장장애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다룬 노년층에서만 호딩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일상생활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음에도 사람들이 증상과 관련된 어려움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ADHD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장장애에 대해 일상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마찬가지로 현재 저장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도 진단은 받지 않았지만 ADHD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장장애는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ADHD와 저장장애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의사와 ADHD 환자들 사이에서 인식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보다 효과적인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모린 박사는 덧붙였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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