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 돕는 개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과는 무섭다. 뾰족한 도구들과 거슬리는 기계 소음 탓에 환자는 겁부터 먹는다. 미국 일부 치과들이 이런 환자를 위해 개를 들였다는 소식을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11살 소년 레비 맥알리스터는 샤롯데 소아 치과에서 이를 하나 뽑았다. 울부짖고 발길질하는 탓에 엄마가 레비를 잡고 있어야 했다. 얼마 후 레비는 또 이를 뽑아야 했다. 엄마에게 끌려오다시피 치과에 온 레비 앞에 개가 등장했다. 이름은 앳킨스. 6살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이다.

"앳킨스랑 함께 치료받을까?"
레비는 끄덕였다. 소년이 의자에 눕자, 앳킨스는 소년 가슴께 놓은 베개에 머리를 대고 엎드렸다. 레비는 강아지의 귀를 쓰다듬으며 치료를 받았다. 소년은 "강아지 덕분에 마음이 편했다"며 의젓하게 이를 두 개나 뽑았다.

미국에는 이처럼 네 발 달린 스태프를 투입하는 치과가 늘고 있다. 아이뿐만 아니라, 겁 많은 어른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견종도 다양하다. 위스콘신의 한 치과에서는 코카푸, 테네시에서는 프렌치 불독이 환자를 다독인다.

미국 대부분 주에서 치과 치료에 개를 활용하는 데에 특별한 규제는 없지만, 노스캐롤라이나 보건 당국은 지난해 6월 공인 기관에서 고도로 훈련된 개만 치료실 출입을 허가했다. 알레르기 등 위생 문제와 개의 입질 등 안전 문제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치과 치료견도 다른 특수견처럼 고강도 훈련을 받는다. 앳킨스도 600시간의 훈련을 받은 뒤, 치위생사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50시간을 추가로 훈련했다. 치과견은 그 과정에서 특히 드릴, 석션 등이 내는 날카로운 소음에 둔감해야 하고, 치료받는 동안 환자에게 머리를 대고 가만히 누워있어야 한다는 걸 배운다.

아주 어린 환자가 왔을 때 앳킨스는 '시범'을 보인다. 치과 의자에 올라앉아 치료용 냅킨을 목에 걸고 치과 의사에게 입을 벌려 치료받는 흉내를 낸다. 어린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연기다.

샤롯데 치과는 "개가 환자 위에 누울 때 위생을 위해 일회용 깔개를 대기 때문에 털이 묻을 일도 없다"면서 "앳킨스는 지금까지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학술지 《동물(Animal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치과 치료를 받을 때 개가 환자에게 누워있으면 혈압이 안정되는 등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 치과가 아니어도 개는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기분이 나아지게 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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