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들을 때 헤드폰 쓰면 좋은 이유
헤드폰을 끼면 머릿속에 목소리를 넣어주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들을 때보다 청취자의 감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조직행동과 인간 의사결정 과정》저널에 게재될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연구진의 공동연구를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온 아미르 UCSD 교수(경영학)는 “헤드폰을 끼면 마치 스피커가 여러분 머릿속에 머물러 있는 듯한 IHL(In-head localization)효과를 발생시켜 의사소통 상대를 신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깝게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IHL은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을 때 공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간감과 ‘스테레오 효과’를 헤드폰에서도 발생하도록 함에 따라 스피커를 통해 들을 때와 달리 소리가 머릿속에 머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을 말한다. 아미르 교수는 이로 인해 “헤드폰을 끼고 통화나 상담을 하게 되면 상대를 더 따뜻하게 인식해 공감도 잘 되고 설득도 잘 된다것이 입증됐다"고 이번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연구진은 4000여명이 참여한 일련의 실험과 설문조사에서 헤드폰이 외부 스피커보다 청취자의 인식과 판단, 행동에 훨씬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1100명을 대상으로 엄마와 딸이 노숙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영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들은 사람보다 헤드폰으로 들은 사람이 더 많은 공감을 느꼈고 엄마와 딸이 더 진실한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답했다. 또 8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부주의한 운전자에 의해 부모를 잃은 여성이 그 과정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틀어주고 운전 중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사고 유발 가능성을 묻는 온라인을 설문을 실시했다. 스피커로 이를 들은 사람보다 헤드폰으로 들은 사람들이 훨씬 더 그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UCSD 캠퍼스 내 행인을 대상으로 팟캐스트를 들려주고 그를 지지하는 편지를 쓰게 했을 때 스피커보다 헤드폰으로 이를 들은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지지편지 작성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광고, 원격교육, 통신판매에 있어 스피커보다는 헤드폰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알리시아 리버만 UCLA 교수는 “청취자들이 소통자와 친밀감을 느끼거나 특히 공익방송처럼 그들의 메시지에 설득을 받는 것이 목표라면 팟캐스트처럼 헤드폰을 많이 사용하는 매체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아나 슈뢰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교수는 ”원격교육이나 웨비나(인터넷을 통한 세미나) 때 헤드폰을 착용하고 참여하게 하면 스피커를 통해 듣는 것보다 그들의 태도와 행동을 더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미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플루언서, 블로거, 팟캐스터들이 자신들의 방송을 헤드폰을 끼고 듣기를 원할 것이라는 점도 시사한다”며 “그것이 애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를 읽은 사람이 초중고 교사나 대학 교수라면 코로나19 시대 급증한 온라인 학교수업에서도 가능하면 헤드폰을 착용하고 들어 달라고 부탁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