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면 대장암 위험 낮아진다 (연구)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는 비만 성인을 6억 5천만 명으로 집계했다. 비만이 당뇨병, 뇌졸중,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소이란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일생동안 암 발병 위험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사람은 적다.
오랜 비만이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는 양성 종양, 즉 대장 선종의 발병 위험을 어떻게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장시간 지속되고 자라는 대장선종은 대장암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 4위, 미국에서 성인의 암 사망 원인 중 3위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체중 관리가 과체중이나 비만을 가진 사람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진은 전립선, 폐, 대장, 난소(PLCO) 암 검진 연구로 불리는 다중 암 위험 연구의 대규모 데이터를 통해 체중 변화가 대장 선종의 발생 위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체중감량, 선종 발생위험 46% 감소와 관련
국립암연구소의 PLCO 연구 목적은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데 검진 요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1993~2001년 55세에서 74세 사이 남녀 15만4942명을 임상적으로 추적했다.
연구팀은 사전에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제외했다. 또한 참여자들은 신축성 S자 결장검사(FSG)에서 음성을 받아야 했다.
남은 1만8588명은 3년 또는 5년마다 FSG 연구를 반복적으로 받았다. 이들의 FSG 결과를 20세때, 50세 때, 그리고 연구 기간 중 참여자들이 스스로 보고한 체중과 비교했다.
평생에 걸쳐 체중 증감을 살펴본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 저자인 메릴랜드대 의대 역학 및 공중보건학 캐스린 휴즈 베리 교수는 “초기 성인기(17~25세)부터 후기 성인기(60세~사망)까지 적어도 5년에 1파운드(0.45kg) 정도 체중 감량이 대장선종 발병 위험을 46%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우리의 연구 결과는 특히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성인에게 있어서 체중 감량의 이점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의 혜택,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다
성인기 초기부터 후기까지 체중을 줄인 남성은 선종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했다. 반대로 체중이 늘어날수록 선종 발병 위험이 높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체중 감량의 혜택을 더 많이 받았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남성이 몸무게에서 복부 지방 비율이 더 높을 수 있고, 이는 암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체중 감량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비만은 대장선종의 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줄까. 베리 교수는 “체중과 비만이 증가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확률이 늘어나면서 부분적으로 선종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신체는 인슐린을 더 많이 만들어 반응하고, 인슐린 유사성장인자1(IGF1) 신호전달의 증가와 같은 다른 생물학적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세포 성장을 증가시키고 세포 사망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인슐린 저항성은 대장암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여겨지는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산타모니카에 있는 세인트존스암연구소의 의학 책임자인 안톤 빌치크 교수는 “비만한 사람들, 붉은 고기나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들, 운동을 안하는 사람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선종 발생과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은 매우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코올의 경우 어느 정도가 너무 많은 양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와인이나 다른 알코올의 과도한 사용은 해로운 영향을 미치며 대장암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국립암연구소 스펙트럼》 저널에 실렸다. 원제는 ‘Weight Change and Incident Distal Colorectal Adenoma Risk in the PLCO Cancer Screening T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