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지약 테스토스테론, 일반인에겐 회춘제?

다양한 제제 선보여… 최근 코에 뿌리는 겔 형태 등 부작용 적어 ‘각광’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혈중 검사로 일반인들에게 관심사가 떠오른 테스토스테론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계속 주목받고 있다.

대회 첫 금메달리스트인 노르웨이의 테레세 요헤우(스키 여자 크로스컨트리 15㎞ 스키애슬론)는 테스토스테론 계열인 클로스테볼 검출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가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 선수들은 도핑 문제로 이번에도 국가가 아니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으로 출전하는데, 도핑의 고갱이엔 테스토스테론이 똬리를 틀고 있다. 대회 준비위 측에서 도핑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혀 테스토스테론이 대회의 드라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남아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호르몬으로, 남성에게선 주로 고환에서 분비되고 여성에게선 부신, 난소 등에서 만들어진다. 스포츠 선수가 체외의 테스토스테론을 인위적으로 투입하면 단기간에 경기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장기적으로 부작용 탓에 선수 생명을 단축시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일반인에겐 세계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제제의 처방이 급증하고 있으며 제약사마다 다양한 제형을 선보이며 전혀 다른 세상을 창출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중년 이후에 분비량이 감소하면 성기능장애, 근력 및 골밀도 저하, 인지기능 저하, 무기력, 우울증, 피로, 짜증 등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이를 해결할 호르몬보충요법이 각광받고 있는데, 테스토스테론 보충 치료를 받으면 △근력 증가 및 체지방 감소 △성기능 개선 △골밀도 증가 및 골다공증 예방 △활력 증가 △집중력 개선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비교적 가벼운 부작용으로는 △여드름 △전립선 자극으로 인한 배뇨 불쾌감 △피부 가려움증 등을 일으키고 오남용하면 심하게는 △고환 위축 △심장발작 △뇌졸중 △간질환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너무 많으면 충동적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에선 2010년대에 처방이 급증하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부작용 경고로 한때 주춤했지만, 인구 고령화와 치료법의 발달로 다시 확대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먹는 약, 주사제, 겔 등 다양한 형태로 투여할 수 있으며 미국에선 사탕, 피하 패치 등도 애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코 연고 등 코를 통한 제제들이 조절이 쉽고 부작용이 적어서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 의대와 약대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 코 스프레이로 공포 관련 장애와 사춘기 소녀의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독특한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는 것은 겔 형태의 제제다. 부산대 의대 비뇨의학과 박현준 교수는 “연고 형태의 제제는 호르몬 수치를 생리적 농도로 유지하면서 시상하부, 뇌하수체, 성선축에 영향을 적게 준다”면서 “특히 코 점막에 도포하는 겔 제제는 다른 겔 제제와 달리 피부 접촉에 의한 전파 우려가 없다는 점에서 한 단계 개선된 치료제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마이애미 의대 연구진이 미국생식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을 코에 뿌리는 겔 제형이 주사제나 피하이식형 치료제에 비해 고환 위축 부작용이 가장 적었으며 고환 내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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