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할수록 정신건강 나쁠 가능성 높다
비만 진단을 받은 여성은 정상 체중 여성에 비해 2.05배나 정신건강이 나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평소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여성은 피로감이 거의 없는 여성에 비해 정신건강이 1.79배 나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체적 문제인 비만-피로 등도 여성 근로자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울산대 간호학과 이진화 교수팀이 안전보건공단의 2015년 근로환경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가구주 성별이 여성이면서 임금 근로자인 4807명의 정신건강 상태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연구결과는 대한직업건강간호학회지에 소개됐다.
여성 가구주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40세였다. 30, 40대가 전체의 38.5%를 차지했다. 교육 수준은 전문대 이상 졸업자가 40.2%로 가장 많았다. 월수입은 100만-300만원이 64.7%에 달했다. 전체의 7.5%가 교대근무, 10.6%가 야간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성 가구주 근로자 중 정신건강 상태가 좋은 여성은 53.3%, 나쁜 여성은 46.7%였다. 여기서 정신건강은 세계보건기구(WHO)의 5가지 웰빙지수(5 well-being index)를 이용해 평가했다. 조사 대상 여성에게 즐거움-차분함-활기-상쾌-일상의 흥미 등 5가지를 질문해 6점 척도(0점 전혀 그렇지 않다, 5점 항상 그렇다)로 답하게 한 뒤 합계 점수가 13점 이하이면 정신건강이 나쁜 상태로 분류했다.
여성 가구주의 연령이 30-49세인 경우 정신건강이 나쁠 가능성이 15-29세에 1.31배 높았다. 사무직여성보다 블루칼라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의 정신건강이 나쁠 가능성도 1.48배였다. 야간근무를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정신건강이 나쁠 가능성이 1.52배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교대근무를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정신건강이 나쁠 가능성이 오히려 0.73배 낮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여성의 정신건강이 상대적으로 나은 결과를 보인 것은 여성 가구주 근로자란 특성상 육아-가사를 함께 해야 하는 가정 내 상황에서 교대근무가 시간적으로 좀 더 자율성을 갖고 업무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와관련해 자신이 비만이라고 잘못알고 있는 사람도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팀에 따르면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뚱뚱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위험도가 약 1.82배 높았고다.
또한 평소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끼는 위험도 역시 약 1.65배더 높게 나타났다.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신의 잣대에 따라 우울한 감정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