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한 달 훌쩍..."빼야지"보단 "건강해져야지" 목표 삼는 이유

새해 한 달 훌쩍…”빼야지”보단 “건강해져야지” 목표 삼는 이유
[사진=SerhiiBobyk/게티이미지뱅크]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 올해는 꼭 살을 빼겠다는 목표로 꾸준히 운동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미 새해 각오가 뒷전이 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에 의하면 새해 계획을 지킨다는 것은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일이며 이는 뇌의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유지해온 신경망 기능을 바꾸는 일이다. 평생 동안 지금과 같은 형태로 강화해온 신경망을 며칠 만에 바꾸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살을 빼겠다"거나 "몸무게를 줄이겠다"는 식의 계획은 식습관, 운동습관 등 기존의 생활습관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하는 데다 부담감이 커 실천하기 더욱 어렵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체중을 감량하고 싶을 때는 다이어트 그 자체에 목표를 두지 말고,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다이어트 자체가 목적이 되면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게 한 운동이 밥 한 공기의 칼로리도 소모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포자기에 빠지기 쉽다.

반면 운동의 건강상 이점을 생각하면 당장 살이 빠지지 않더라도 지속할 수 있는 동기가 생긴다. 운동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운동은 체중 관리뿐 아니라 심장·근육·뼈를 강화하고 수면 개선, 우울증과 불안증 감소, 인지능력 개선, 심장병·뇌졸중·당뇨·암 등의 위험 감소 등과 연관이 있다.

이러한 건강상 이점을 얻기 위해서는 중간강도의 신체활동을 주 150~300분 혹은 고강도 운동을 75~150분 실천하는 것이 권장된다.

평소 신체활동량이 워낙 적어 기초대사량이 크게 낮은 사람들은 운동의 다이어트 효과가 즉각적으로 잘 안 나타나 더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럴 때 현재 하고 있는 운동이 심폐 기능과 유연성, 각종 장기를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된다. 그렇게 지속하다보면 어느 새 다이어트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체중 감량을 목표로 생활한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10~15% 줄어든 반면, 신체활동이나 체력 향상에 목적을 두고 생활한 사람들은 15~60% 감소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가 의미하는 바는 살을 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전반적으로 신체활동을 늘리고 체력을 증진시킬 목적으로 운동을 할 때 보다 건강한 삶을 촉진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저런 운동 다 귀찮다면 적어도 걷기 운동이라도 늘려보자. 미국의학협회의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Open Network)≫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하루 7000보 이상 걸은 중년들은 이보다 적게 걸은 사람들보다 향후 10년간 암, 심장병 등으로 사망할 위험이 50~70% 낮았다. 새해가 3주가량 흐른 지금 운동을 이미 포기했다면 "예뻐지겠다"거나 "날씬해지겠다"는 생각에서 "매일 조금씩 더 건강해지겠다"는 생각으로 운동 목표를 전환해보도록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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