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또 치고… 무작정 골프연습, ‘골병’든다

[골프의학硏의 몸 지키는 골프] 연습장 부상 예방법

요즘 골프인구가 많아져서인지 ‘골병(골프 탓에 생기는 병)’ 들어 진료실로 찾아오는 환자들이 부쩍 많아졌다. 손목, 팔꿈치, 어깨, 허리 등 다친 부위도 다양하다. 환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나 같이 하는 말. “연습을 너무 많이 했나요?“ 정작 필드에서 라운드 중에 다쳐서 온 환자는 드물다.

필자도 일과가 끝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연습장에 들른다. 골퍼를 사랑하는 의사로서 ‘미래 환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보통의 골프연습장의 풍경을 보자. 대부분의 연습장은 시간제로 운영한다. 정해진 시간(보통 60~70분)에 무제한으로 공이 나온다. 공을 적게 치면 웬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들고, 많이 치면 좋을 것 같아 200개, 300개, 심지어 400개 이상의 공을 친다. 공치기가 급하니 연습하기 전에 스트레칭도 안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공이 나오면 빈 스윙도 안하고 연속적으로 공만 때리기에 몰두한다. 마치 공을 때려야만 하는 기계가 된 것처럼.

이것은 운동이라기보다 노동에 가깝다. 연습을 많이 했으니 자기 만족은 될지 몰라도 실력은 생각만큼 늘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에 팔, 다리, 허리 관절은 나빠져만 간다. 이를 ‘과사용 증후군’이라고 한다. 반복된 동작으로 관절과 힘줄조직이 약해지고 미세한 손상이 생겨 통증을 느끼게 된다. 골프 엘보가 대표적이다.

다치지 않고 골프실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럴 때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골프연습 너무 열심히 하지 맙시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연습을 무작정 많이 하는 것 보다 정확하고 절제된 방법으로 운동하는 것이 골프 부상을 예방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다. 연습장을 돌아보면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고나서 공을 치는 사람은 드물다. 묘하게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공을 치는 사람은 대체로 ‘고수’인 반면, 초보자일수록 스트레칭을 외면하는 듯하다. 특히 ‘골린이’들은 타석에 들어서자 마자 공 치기에 바쁘다. 공치기 전 2~3분 만이라도 스트레칭을 해보자. 대한골프의학연구회에서 개발한 동적-다이너믹 스트레칭을 실천하는 것이 좋겠다.

둘째, 올바른 연습을 적당히 해야 한다. 부적절한 자세로 반복적인 연습을 무리하면 부상 가능성이 커진다. 공이 나오면 바로 치지 말고 올바른 그립과 자세로 빈 스윙을 5~10회 반복하고나서, 한두 번 공을 치도록 한다. 빈 스윙을 할 때도 처음에는 부드럽고 천천히, 그리고 이후 점점 스윙 강도를 높인 뒤 비로소 공을 쳐야 한다. 이렇게 해서 60~70분 치는 공의 수가 자신의 평균타수(보기 플레이어라면 90개)를 넘지 않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가급적 혼자서 연습하기 보다는 레슨프로에게 자세교정을 받으면서 연습해야 나쁜 자세가 몸에 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셋째, 올바른 장비의 사용이다. 클럽 길이와 무게나 강도가 본인의 몸 상태와 맞는 장비를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겠다. 다시 말해  ‘통증’이다. 통증은 우리 몸에서 보내는 경고다. 몸의 어딘가에서 고장이 나고 있으니 쉬거나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인’을 보내는 것이다. 이것을 무시하면 더 큰 손상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빨리 알아차려 대비 하는 것이 즐거운 골프생활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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