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침 전 늦은 식사, 혈당 조절 방해한다 (연구)
저녁 식사를 먹는 타이밍과 유전적 요인의 결합이 혈당 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제2형 당뇨병의 위험 증가와 연관된 멜라토닌 수용체 1B유전자(MTNR1B)의 유전적 변이를 가진 사람은 잠자리에 들기 가까운 시간에 식사를 하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는 내용이다.
혈당 조절은 수면과 관련된 식사 시간 뿐만 아니라, 야간에 수면과 각성 주기를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는 호르몬 멜라토닌의 수치를 포함해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와 관련 미국의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브리검여성병원, 스페인 무르시아대 연구팀은 저녁 식사의 시간대와 유전자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멜라토닌 수치가 높은 밤늦은 시간, 식사를 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 지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실험에서 미국과 스페인의 참여자들은 무작위 교차 연구를 위해 8시간 동안 금식을 했다. 이후 이틀간 한번은 자신의 취침 시간에 비해 이른 저녁 식사를, 한 번은 늦게 저녁 식사를 했다. 연구팀은 MTNR1B 내에서 각 참가자의 유전자 코드를 분석했다. 이전의 연구에서 MTNR1B의 변종(G-alle)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늦은 저녁 식사 후에는 참여자들의 혈액에서 멜라토닌 수치가 3.5배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늦은 저녁 식사는 또한 인슐린 수치를 낮추고 혈당 수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MTNR1B 유전적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이러한 변이가 없는 사람들보다 더 높은 혈당 수치를 보였다.
늦은 저녁 식사와 관련된 높은 멜라토닌 수치와 탄수화물 섭취가 인슐린 분비 결함을 통해 혈당조절을 저해한다는 결론이다. 무르시아대 생리학 및 영양학과 마르타 가롤레 교수는 “우리는 저녁을 늦게 먹는 것이 전체 집단에서 혈당 조절을 방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특히 포도당 대사의 장애는 유전적 변이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견되었는데, 이는 코호트 중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공동 저자 프랭크 쉬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의 연구결과는 취침 시간과 가까운 시간대 음식을 먹는 선진국 인구의 약 3분의 1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야간 교대 근무자, 시차를 겪는 사람들, 야간 섭식장애가 있는 사람들, 음식을 먹은 직후 멜라토닌 보충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비롯 밤에 식사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는 것.
건강을 위해 잠들기 전 최소한 몇 시간은 음식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유전의학센터 수석연구원 리차 삭세나 박사는 “멜라토닌 수용체 변종에 대한 유전자 정보는 개인 맞춤형 권장사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서 식사 시간과 멜라토닌의 연관성, 당뇨병 환자들의 수용체 변이를 조사하기 위해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미 당뇨병학회 학술지 《당뇨병 관리》에 실렸다. 원제는 ‘Interplay of Dinner Timing and MTNR1B Type 2 Diabetes Risk Variant on Glucose Tolerance and Insulin Secretion: A Randomized Crossover T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