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력 높이는 방법 '따라쟁이 전략'
사회 초년생이 되면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실감하게 된다. 일도 일이지만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어서 회사 생활을 못하겠다고 고민하는 직장인도 많다. 공적 만남이든 사적 교류이든 모든 대인관계의 기본은 의사소통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저런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상대를 설득해서 내 편으로 만든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BBC인터넷판은 최신 조직 행동학 연구를 바탕으로 ‘보다 설득력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소개했다.
다른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뜻밖에 간단하다. 바로 상대방의 의사소통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 타인의 신체언어나 표현을 모방하는 것이 인간관계를 맺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상대의 의사소통 스타일을 모방해 접근하는 방법이 유리하다는 새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전문용어로는 이를 ‘언어적 거울’이라 한다. 쉽게 바꾸면 ‘따라쟁이’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화상회의를 할 때 유심히 지켜보면 동료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전달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누군가는 데이타에 집중하고 본론으로 직진해 간다. 반면 누군가는 비논리적 표현을 즐겨 쓰고 중언부언하는 편이다. 이런 관찰을 토대로 업무상 대화할 때도 상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대로 차용해 설득할 경우 내 의견에 동의할 확률은 높아진다. 그때그때 나의 접근방식이 다른, 이른바 ‘카멜레온’ 전략은 다른 이들의 마음을 사는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는 지적이다.
맥심 사이치(sytch) 미시간대 조교수과 용 H 김 홍콩과기대 조교수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에게 익숙한 표현방식으로 상대가 무언가를 제시할 경우 훨씬 쉽게 이해하고 결과적으로 상대의 말에 자연스럽게 설득당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1800건의 재판 문건에서 2500만개 이상 단어를 분석해 재판관과 변호인의 글쓰기 스타일을 추적해 분석적 사고, 감정적 표현 등 4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변호인들의 평균 승소비율이 11.5%인 반면 판사의 재판 자료를 분석해 그의 스타일을 흉내낸 ‘언어적 거울’ 전략을 구사한 변호인의 승률은 25%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언어적 거울’ 기술을 익히려면 말이든 글이든 상대의 의사소통 방법과 정보 처리와 전달 방식 에 대한 주의깊은 관찰이 필수적이다. 회사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이메일과 채팅을 통해서도 상대의 의사소통 스타일이 드러난다. 각종 도표를 첨부한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오는 사람, 개인적 이야기를 슬쩍 곁들이는 사람 등, 각자 스타일에 맞춰 비슷한 스타일로 답장한다면 호감을 얻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