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폐 이식한 남성, 재감염 이겨네
코로나19로 폐가 심하게 손상돼 양쪽 폐를 모두 이식한 미국 60대 남성이 코로나19에 다시 걸렸으나 무사하게 퇴원했다고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주어릭 호수가에서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하는 브라이언 쿤스 씨(62). 그는 2020년 3월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했으나 상황이 계속 악화돼 그해 7월 5일 시카고 노스웨스트 메모리얼 병원에서 10시간에 걸쳐 양쪽 폐 이식수술을 받았다.
그는 일리노이주 지역방송사인 WLS-TV와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순식간에 벌어졌죠. 제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 생명 유지 장치를 달고 100일간 버텨야 했으니까요”리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내인 낸시 쿤스 씨는 처음엔 남편이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브라이언은 음악과 자동차 그리고 사람들을 웃기기 좋아하는 건강한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순식간에 건강이 나빠질 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거짓이 아니었고 남편은 거의 죽을 뻔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쿤스 씨는 휠체어에 실려 집으로 돌아왔다. 대신 매일 40알의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했다. 그는 “퇴원할 때 의료진이 그러더군요. 다시 코로나19에 걸리면 죽게 될 거라고. 그래서 무서워 아무데도 가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식과 관련된 감염으로 이틀간 다시 노스웨스트 메모리얼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다행히 입원 이틀만에 무사히 퇴원했고 이번에 걸어서 나왔다. 쿤스 씨는 “다시 정비소 일은 하고 있지만 아직 몸이 온전치 않아 전화 접수만 받는 수준”이라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계속 버티다보면 터널 끝에 희망의 빛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2021년 11월 말 미국장기공유네트워크(UNOS)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서 폐 이식을 받는 10명 중 1명이 코로나19 환자라고 보도했다. UNOS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폐 이식 수술은 모두 2524건이 시행됐으니 코로나19로 폐를 이식한 사람은 250여 명 가량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