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마비, 양치질 할 때 알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의 한쪽 또는 일부가 마비되고 얼굴 근육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며 치료도 쉽지 않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고 3개월 이내에 회복되지 않으면 평생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진 교수는 안면신경마비를 의심할만한 몇 가지 전조증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 안면신경마비 환자 증가세…5060이 절반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안면신경장애(진단코드: G51) 환자수는 2011년 6만 3128명에서 2020년 8만 9464명으로 최근 10년간 42%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14%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2020년 기준 50~60대 중장년층이 4만 920명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안면신경마비 환자 10명 중 4.6명은 50~60대였다. 20대 이하 안면신경마비 환자도 9.8%로 젊은 안면신경마비 환자도 적지 않았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의 비율이 전체의 57%(5만 1041명)로 남성 환자 43%(3만 8423명)보다 다소 높았다.
안면신경마비 종류별로는 한쪽 얼굴이 마비되는 ‘벨마비’가 전체 57.6%(5만 1511명)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 ▲안면에 떨림증상이 나타나는 ‘긴대성 반쪽얼굴연축’이 20.4%(1만 8265명) ▲안면근육파동증 및 멜커슨 증후군 등 기타 안면신경장애가 12.3%(1만 998명) ▲상세불명 안면신경장애가 9.7%(8690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진 교수는 “전체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70%는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돌아오지만 나머지 30%의 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회복이 안 되고 후유증이 남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김진 교수에 따르면, 안면신경마비 발생 후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 입꼬리가 전혀 올라가지 않고 웃거나 눈을 감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그는 “마비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안면신경마비 원인과 전조증상
안면신경은 뇌에서 뻗어 나와 귀에서부터 이하선이라는 침샘을 거쳐서 얼굴근육에 분포해 있다. 안면신경에 바이러스가 침투하거나 종양, 진드기, 혈관질환 등의 영향으로 안면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안면신경마비가 올 수 있다. 또 안면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뼈가 깨지며 안면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고, 상처에서 나온 혈액이 굳으며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등 외상에 의한 마비도 있다.
그렇다면 안면신경마비를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대부분 바이러스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면서 부종을 일으켜 안면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것. 이때 부종을 빠르게 줄여주지 않으면 안면신경에 변성이 일어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때문에 마비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2~3일 내에 응급실을 방문해 고농도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해야 한다.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할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있다. 양치질을 할 때 물이 자꾸 새거나 평소보다 말할 때 발음이 어눌해졌다면, 눈이 잘 감기지 않고 뻑뻑하게 느껴진다면 안면신경마비를 의심할 수 있다. 그밖에 ▲얼굴 반쪽 또는 귀 뒤에 통증이 있는 경우 ▲혀 반쪽에서 미각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 ▲드물지만 이명이 있는 경우 안면신경마비를 의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