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산후 우울증’ 겪는다

 

 

아기를 막 출산한 여성의 우울한 기분 상태를 인정한 역사는 길지 않다. 과거에는 모성애가 부족하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여성이란 오명을 씌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산후 우울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단 아직까지 한 가지 간과된 부분이 있다. 아버지란 역할이 주어진 남성 역시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단 점이다.

 

아내의 출산 이후 나타나는 남성의 우울증은 여성 우울증과 성격이 다르다. 그래서 남성의 우울증은 눈치 채지 어렵고 주변의 관심은 아기를 출산한 여성에게 집중된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다.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저널(JAMA Psychiatry)에 실린 논문이 임신 중이거나 아기를 출산한지 얼마 안 된 아내를 둔 뉴질랜드 남성 3532명을 대상으로 한 우울증 연구내용을 담았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남성의 2.3%는 아내의 임신 후기 꽤 심각한 우울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 아기가 태어난 지 9달 지난 시점 그 비율은 4.3%로 올라갔다. 이는 뉴질랜드 여성의 산후 우울증 비율인 8%에 비해 낮지만 적은 수치도 아니다.

 

 

 

여성의 산후 우울증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호르몬과 화학물질 수치 변동생물학적인 변화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남성은 이 같은 변화 없이 우울증이 나타난다. 아내의 출산은 남성의 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심리적 동요가 일어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산후 우울증은 그동안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자녀가 생긴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동시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가족 구성원이 늘어난 만큼 책임감이 보다 강해져야 하고 양육비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며 사교모임 활동에 제한이 생긴다. 이미 작장생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남성에게 이 같은 상황변화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이번 논문에 따르면 아내의 임신기간 남성의 스트레스 수치는 상승하고, 건강상태도 이전보다 악화된다. 산후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무직 비율이 높았고, 아내와 결별할 확률도 높았다.

 

연구팀은 여성이 출산 전후 정신건강 상태를 체크 받는 것처럼 남성도 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녀의 탄생을 앞둔 남성의 심리상태를 점검해 우울증 발병 가능성을 확인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도와야 공중보건 및 사회경제적인 관점에서도 손실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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