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낮고 우울·불안...'디지털'이 그 대안

[사진=fizkes/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짧은 시간 동안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활기 넘치던 일상이 전반적으로 고요해졌고, 복작복작한 모임보다는 소수의 사람들이 소박하게 모이거나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고립감과 외로움이 잠식해 들어왔다.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2019년 불안과 우울 증상을 보인 사람은 10명 중 1명꼴이었던 반면, 2021년에는 10명 중 4명이 이러한 증상을 보였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이 4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가 내려지는 동안 사람들의 불안과 우울 보고가 증가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팬데믹 기간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가 끝나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뉴노멀 시대의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는 특히 더 하다.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집단주의에 대한 거부감, 익명성 뒤에 숨고 싶은 욕구, 혼술·혼밥 등 간섭 없는 생활의 편리함 등이 일상이 되고 있는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필요 시 기댈 곳이 부족하다는 점, 사회적 연대감이 약하다는 점 등으로 인한 고독감, 불안, 우울 등이 심화되고 있다.

OECD 회원국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높고 기대수명이 긴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낮았다. 그 원인을 분석했더니 한국 사람들은 '사회적 지지'에 대한 기대감이 특히 낮았다. 자신이 속한 가족 등 소규모 사회부터 정부처럼 큰 사회까지 의존할 대상이 적고 혼자라는 불안과 외로움이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앞으로 뉴노멀 시대를 살아갈 사람들이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면 접촉이 약해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 플랫폼이 그 대안이 되고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직접 대면이다. 영국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가족 등 동거인과 함께 사는 사람은 코로나 기간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대면관계가 어려울 때는 전화 통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즉, 직접적인 대면이 어렵다면 간접적인 방법으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처럼 전근대적인 집단주의 문화로부터 탈피해 개인주의 내에서 행복감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국가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관계 형성이 더욱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대인관계는 나날이 디지털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상반기 줌, 구글 밋,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의 사용량은 2019년 대비 21배 증가했다는 글로벌 조사 결과가 있다.

아직 디지털 플랫폼이 대면 접촉의 대체물이 될 정도의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비대면 추세가 가속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메타버스를 통한 사회활동을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당장 코로나 시대에서는 영상 통화, 메시지 주고받기 등 비대면 수단을 적극 활용해 지인들과의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관점이기도 하다.

단, 디지털 소통도 문제점은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업무적인 소통 등도 아무 때나 가능해졌다. 이는 오히려 개인의 시간을 침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디지털 산업의 육성과 더불어 개인의 시간을 보장할 수 있는 규제 등 정책적 고민 역시 함께 필요한 시점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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