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햇빛으로 비타민D 거뜬히 생성?
[전의혁의 비타민D 이야기} 햇빛과 비타민D
지난주 암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바깥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하루 10분 햇빛을 꼭 쬐라는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됐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생성해 건강을 지키자는 설명과 함께, 기자는 "일반적으로 균형 있는 식사와 적당한 외부활동을 하면 비타민D 결핍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친절히' 설명하고 있었다.
과연 그럴까? 이렇게 쉽게 비타민D가 충족되고 결핍이 해소된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97%가 비타민D 부족 및 결핍일 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사람은 비타민D를 햇빛으로 85% 정도, 음식으로 15% 정도 자연적으로 보충하게끔 진화해 왔다.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는 이상적 방법은 당연히 햇빛으로 얻는 것이다. 햇빛을 통해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D는 음식으로 섭취한 비타민D나 보충제로 복용한 비타민D 보다 혈액에서 최소 2배는 더 오래 지속된다.
더욱이 햇빛에 노출될 때엔 비타민D 뿐만 아니라 음식이나 보충제에서는 결코 얻지 못하는 여러 가지 광합성물도 만들어진다. 아직까지 그 기능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광합성 물질에 특수한 생물학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햇빛만 쬐면 비타민D가 쉽게 만들어진다고 오해하고 있다. 그리고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얻기에는 많은 변수들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대인들은 생활습관, 기후 변화 그리고 공해 등의 이유로 햇빛으로 충분한 비타민 D를 얻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변수 중 대한민국처럼 북위 35° 이상에 있는 지역에서는 겨울철의 약한 햇빛으로 비타민D를 생성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야외 활동을 통해 비타민D를 보충하려는 사람들은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은 한낮의 쨍쨍한 시간대를 피하여 외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비타민D는 자외선 지수가 높을 때 잘 생성된다. 즉 늦봄과 초가을 사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가 비타민D 보충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쉽게 이해하려면 그림자가 내 키보다 작은 시간이 비타민D 생성에 적합한 시간이다.
이 외에도 몇 가지 변수를 보자면, 유리창을 통한 햇빛으로는 비타민D가 거의 생성되지 않는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 나이, 피부 색깔 등에 따라서도 비타민D 합성 능력이 달라진다. 이 외에도 노출 부위, 노출량, 나이, 개인 피부의 특성 등에 따른 여러 변수들이 있으므로 이러한 변수들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당한 햇빛 노출 시간을 정하고 햇빛을 쬐기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모처럼 마음먹고 몸에 좋은 비타민D를 만들러 야외로 나간다고 해도 비타민D 합성이 아예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당연하다.
거의 전 국민이 비타민D 부족결핍인 이 시기에 가장 쉽게 비타민D 수치를 정상으로 회복하는 방법은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비타민D는 지용성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많이 복용하여도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안전한 보충제이다. 미국 의학연구소(IOM)에서도 일일 1만IU 복용은 무독성용량(NOAEL: No Observed Adverse Effect Level)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비타민D는 매일 100IU 복용 시 3~4개월 뒤 평균 1ng/mL만큼 증가하고, 1000IU 복용 시 평균 10ng/mL만큼 증가한다. 그러나 하루 5000IU까지 복용하면 1000IU 상승 시마다 혈중 농도가 4.8ng/mL 이상은 올라가지 않는다. 또한 하루 1만5000~2만IU를 복용해도 1000IU 상승마다 혈중 농도가 0.44ng/mL 이하만 올라간다. 즉 고함량을 복용한다 하더라도 일정 수치 이상부터는 완만하게 수치가 올라가므로 독성이 나타날 수 있는 수치에 거의 다다르지 않는다.
최근 들어 '면역 비타민'으로 알려지고 있는 비타민D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비타민D 건강 수치인 40~60ng/ml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이다. 매일 4000IU 이상을 복용해야 건강 수치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