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건망증, 어떻게 구별할까
치매는 고령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다.
돌봄 비용도 만만치 않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치매 환자 1인 간병 비용은 33만 달러(한화 3억7000만 원)에 달한다. 71~79세 미국인의 5%, 90세 이상은 37%가 치매 증상을 보인다. 평균 수명이 늘고, 베이비부머들이 고령화하면서 치매 환자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노년에 들어 지인이나 유명인사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하거나, 이야기 중간에 딴 길로 새면서 본론을 잊거나, 핸드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까먹는 일이 잦아지면 치매를 의심하게 된다.
미국 버지니아대 의대 노인병 클리닉 로리 아치볼드-패노니 교수가 치매와 건망증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글을 ‘워싱턴 포스트’에 최근 기고했다.
그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기억력의 문제는 대부분 “나이를 먹으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발생한다. 예컨대 매일 얼굴을 맞대는 가족의 이름을 잊는다면 문제다. 거의 매일 방문하는 장소를 어떻게 찾아가는지 잊는 것도 불길한 징조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화장실을 가는 일상의 활동에 문제가 생긴다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다른 원인으로 기억력이 둔화하기도 한다. 섬망이 그중 하나다. 고령자가 수술을 받거나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후에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치매 환자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상태가 호전되면 기억력 등 인지 능력이 평소 상태로 돌아오지만, 일부 환자들은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
우울증도 기억력 감퇴의 원인이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불안, 무기력과 함께 기억력이 둔해진다. 치료하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아치볼드-패노니 교수는 “기억력 등 인지능력에 변화가 느껴질 때 가족과 의사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