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치우며 삽질 무리하면 심장마비 위험 ↑
흰 눈이 펄펄 내리면 어린이와 강아지 그리고 연인들은 행복감에 젖는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계속 눈이 쌓이면 도로가 막히고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어른들에겐 비상이 걸린다.
특히 공동주택 보다 개별주택이 훨씬 더 많은 미국은 자기 집 앞의 눈은 스스로 치워야한다. 겨울 추위 속에 삽을 들고 나가 쌓인 눈을 치우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기 일쑤. 하지만 심장이 튼튼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매우 치명적 활동이 될 수 있다고 미국의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삽으로 눈을 치우는 것은 매우 격렬한 활동이며, 추위가 여러분의 몸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고 동시에 관상동맥을 수축시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AHA의 운동성 심장질환 전문가인 배리 플랭클린 오클랜드대 의대 교수는 제설 삽질이 급성 심장질환을 초래하는 ‘퍼펙트 스톰’이라고 설명했다. “제설 삽질은 앉아서 사무 보는 남성의 러닝머신 테스트 상한치에 준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심장에 무리를 준다는 수많은 연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특히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제설 삽질을 할 때 가장 높은 심박수 증가를 보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제설 삽질을 시작하고 2분 만에 참가자들의 심박수가 의료적 목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처방할 때 심박수 상한치를 초과하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삽으로 눈을 퍼서 흩뿌리는 것이 심장에 가장 무리가 가는 행동으로 조사됐다.
프랭클린 교수는 미국에서 매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제설 삽질 도중에 아니면 제설 삽질을 마친 뒤 숨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관상동맥 우회수술이나 혈관성형수술을 받은 사람은 물론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이나 비만 등으로 심혈관계 위험이 있는 사람, 흡연자,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환자,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겪은 사람은 제설 삽질을 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제설 삽질을 할 때는 위험을 인식하고, 철저한 준비를 마친 뒤 중간중간 쉬어 가며 쉬엄쉬엄 일을 해야 한다. 특히 삽으로 퍼낸 눈을 흩뿌리기 보다는 삽 채로 옮기는 것이 안전하다. 작업 도중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어지러움, 심장 두근거림,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프랭클린 교수는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엔 자동제설기를 사용할 때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설기를 누를 때 힘을 주는 것 역시 심박수와 혈압을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