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챙겨야 할 영양제, 그리고 건강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일주일만 지나면 나이 ‘한 살’이 늘어난다. 음력 설날에 떡국을 먹어야만 진정으로 한 살 더 먹는 거라고 미루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한 살 더 먹는 건 변함이 없다. 나이 한 살이 무슨 대수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이의 앞자리가 변하는 건 다르다. 특히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갈 때는 내 몸이 내 맘 같지 않아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오늘은 주변의 50대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대표적 건강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보자.
◆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면 관절 건강 주의
등산, 걷기, 달리기, 배드민턴, 수영, 골프, 헬스, 요가, 필라테스 등등. 건강을 위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은 매우 많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큰 문제가 아니지만, 운동을 즐겨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시작이 쉽지 않다.
중년의 운동은 예쁘고 멋진 몸매보다 진짜 ‘건강’을 위해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렵다. 이럴 때 더 신경 써야 할 건 ‘관절 건강’ 이다. 근육을 위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건 익숙하지만, 희한하게 관절은 꼭 아프고 난 다음에 챙기려는 경향이 있다. 관절 건강도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 챙겨준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MSM, 보스웰리아, 초록입홍합추출오일 등 관절과 연골의 염증 및 통증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과 N-아세틸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등 연골의 구성 성분으로서 활용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두 가지 이상의 원료를 섞어서 만드는 제품들도 많다. 가격과 제품의 섭취 편의성, 성분 등을 고려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단, 무리한 운동으로 관절의 부종과 통증이 심해졌다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겉으로 부종과 통증이 있다면 안에서는 염증 물질이 증가해 관절과 연골에 지속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하자.
◆ 제 2의 인생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면 눈 건강 주의
중년 건강상담의 두 번째 단골 주제는 ‘눈 건강’이다. 백내장,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등의 질환은 대부분 안과 진료 후 복약지도로 끝나지만, 안과를 다녀온 후에도 잘 개선되지 않는 눈의 피로감이나 건조감 등의 경우 이야기가 길어진다.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면 대부분 제 2의 인생을 위해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책이나 노트북 등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수면 시간도 짧아지는 등 눈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생활 습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럴 땐 우선 한 시간에 한 번 잠시라도 눈에 휴식을 주는 습관을 갖는 게 필요하다.
눈은 너무 가까운 것을 오랫동안 보면 피로감이 증가한다. 이럴 때 아스타잔틴(헤마토코쿠스추출물)이나 차즈기추출물 등을 섭취하면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보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
눈의 건조감이 심할 때는 인공눈물과 함께 오메가-3나 비타민A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공눈물은 주로 눈물의 수성층 유지에 효과적이고, 오메가-3는 눈물의 수성층이 증발되는 것을 방지하고 비타민A는 수성층이 눈에 고르게 퍼지도록 도와준다.
간혹 처방받은 인공눈물 대신 눈 영양제만으로 건조감을 해소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눈물의 구성과 기능을 생각한다면 두 가지를 함께 활용하는 게 맞다. 특히 눈의 건조감으로 각결막에 염증이 자주 생기는 사람이라면 인공눈물의 사용은 필수다.
눈물은 단순히 눈을 부드럽게 하는 것뿐 아니라 각결막에 영양을 공급하고 청소하는 역할도 한다.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건 눈의 가려움과 따가움을 해소할 뿐 아니라 눈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 잠 때문에 일상이 괴롭다면 수면 건강 주의
50대의 세 번째 단골 건강 상담 주제는 ‘수면 건강’이다. 한 가지 차이라면, 여성들이 갱년기에 접어드는 40대 중반부터 불편을 호소한다면 남성들은 50대가 가까워지며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다.
수면제 처방을 받으러 병원에 방문하자니 매일 그런 건 아니라 괜히 망설여진다.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오는 불편함이 신경 쓰여 주변에 얘기하면 다 나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럴 땐 ‘비타민D’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D는 수면과 각성에 영향을 주는 24시간 일주기 리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비타민D가 도움 되는 건 아니다. 2020년 아주대병원 연구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5기(2010~2012)에 참여한 25,534명 자료 분석 결과를 보면, 햇빛을 하루 두 시간 미만 쐬는 사람들이 체내 비타민D 수치까지 낮으면 잠을 과하게 자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햇빛을 두 시간 이상 쬐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허가된 미강주정추출물이나 감태추출물 등의 건강기능식품 혹은 수면 리듬을 개선하는 일반의약품 등도 활용가능하다. 그러나 영양제로 수면 건강을 관리하는 기간은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한 달 이상을 추천하지 않는다.
즉, 한 달 정도 섭취해도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그땐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수면장애로 짜증이 심해지거나 이유 없는 통증이 증가하는 등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더욱 그렇다. 잠은 오늘 자지 못한 걸 내일 몰아서 잔다고 어제의 건강이 회복되진 않는다.
특히 중년의 수면 장애는 대사 질환과도 연관돼 나이 탓이라 마냥 넘길 일만은 아니다. 잠 때문에 일상이 괴롭다면, 수면 영양제를 한 달 섭취해도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전문가를 찾아가자. 수면제는 그런 분들을 돕기 위해 개발된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