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독감까지…크리스마스 이후 급증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급속 확산하는 가운데 독감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미국의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앤 & 로버트 H 루리 소아병원의 전염병 전문의 티나 탠 박사는 “미국 전역에서, 특히 미국 동부와 중부 지역에서 독감 발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 모든 지역에서 계절성 독감인 H3N2독감 환자가 발생했으며 독감 발생률이 최소 9개 주에서 보통 수준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또 5세~24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집중 발병하고 있지만 중장년층의 감염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과 독감 환자가 동시 급증해 병원 응급실이 비상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위치한 메이요 클리닉의 매튜 비키니 임상바이러스연구소 소장은 “특히 크리스마스 연휴가 다가옴에 따라 다음 달 독감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독감 발병은 연휴 이후에 크게 늘어난다. 비니커 소장은 ”아직 지역적 유행(에피데믹) 단계라고 할 순 없지만 일반적인 독감 시즌에 비해 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팬데믹)이 시작된 2020~2021년 독감이 유행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봉쇄와 마스크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예방 조치로 덩달아 독감 확산을 막았기 때문이다. 비니커 소장은 “메이요 클리닉에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2월 사이에 미국 중서부 일대에서 2만 건에 가까운 독감 검사를 실시했지만 단 한 건의 양성반응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독감검사가 실시된 이래 전례를 찾을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예방 접종으로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들이 느슨해 지면서 독감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왔는데 학교야말로 독감 전파의 원천 중 하나로 꼽힌다. 게다가 독감예방백신 접종률이 작년에 비해 떨어졌다. 지난 10월 말 CDC는 지난해 대비 독감 백신을 맞은 임산부의 수가 15%, 어린이들 사이에선 6%가 줄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 올해 독감 백신이 현재 유행 중인 독감에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초기 보고도 이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한다. 하지만 CDC와 전문가들은 이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탄 박사는 “독감백신과 현재 유행 중인 H3N2 인플루엔자 A간의 불일치가 보인다며 일부 분석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확인된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비니커 소장도 ”불일치가 있다고 해도 예방접종 효과가 80% 또는 90%에서 0%로 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메이요 클리닉의 감염병전문의인 애비나시 버크 박사는 설사 불일치가 있다 해도 일정 정도의 예방효과는 분명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독감백신을 접종하면 면역력을 얻기까지 약 2주가 걸린다"며 ”아직 독감 유행의 정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비니커 소장은 독감 유행 시기는 보통 12월 중순에서 1월 말 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전염추세를 고려할 때 독감 유행의 정점은 그 뒤에 나타날 수도 있다고 탄 박사는 말했다. 그는 “많은 바이러스가 평소보다 훨씬 늦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올해는 매우 특이한 해였다”면서 “원래는 지금이 독감시즌이 맞지만 델타와 오미크론도 함께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독감 유행의 최고조가 언제 일지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독감 예방을 위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취했던 예방조치로 복귀할 것을 입을 모아 강조하고 있다. 실내에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피하며, 지금이리도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모두 접종 받으라고.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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