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머크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긴급 승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3일(현지시간) 머크사의 알약 형태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같은 경구용 알약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을 승인한 다음날 이뤄진 조치다.

몰누피라비르는 경구용 알약치료제 1호로 개발됐다. 하지만 고위험 성인의 입원이나 사망 위험을 50%가량 낮춘다는 당초 임상시험 결과와 달리 추가 임상시험에서 30%밖에 줄이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와 지난 11월 말 FDA 자문위원 표결에서 13대 10으로 가까스로 추천됐다. 이에 비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추가임상시험에서도 고위험군의 입원과 사망위험을 90% 가까이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로 인해 경구용 알약치료제 승인 1호의 영광을 후발주자인 팍스로비드에게 뺏긴 것. 이로서 FDA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람데시비르(상품명 베크루리)’를 포함해 모두 3종이 됐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의 파트리지아 카바초니 박사는 "이번 허가로 먹는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추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가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제의 비축분을 넉넉히 확보하는 한편 그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계속 생산해나가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11월 52억 9500만 달러에 1000만 개의 치료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팍스로비드는 약 700만 개, 몰누피라비르는 300만 개 치료분이 확보될 예정이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에 오류가 발생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바이러스가 복제될 때 결함을 유도한다. 이로 인해 처방된 40알을 모두 복용하지 않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악성변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오미크론 변이에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몰누피라비르를 개발한 머크의 세계 의료 담당 수석 부사장인 엘리아프 바 박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와 많이 다릅니다. 우리 약의 기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완전히 다른 부분을 공략합니다. 그래서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매우 낙관하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 그것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FDA는 몰누피라비르를 처방 받게 되면 “환자는 5일 동안 12시간마다 200mg 캡슐 4개를 한 번에 복용해 총 40캡슐을 복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하루 2번 각 3알씩 닷새간 30캡슐을 복용하도록 돼 있다. 두 알약은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증상이 나타나기 5일 이내에 복용하도록 돼있으며 증상이 심해 병원에 입원한 경우엔 처방되지 않는다.

팍스로비드는 12세 이상 몸무게 약 40kg이상이 되면 대부분 복용 가능하다. 이에 비해 몰누피라비르는 제약조건이 많다. 뼈와 연골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18세 미만 환자에게는 처방이 금지됐다. 또 태아의 DN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이 있어 임신부에게도 처방이 제한됐다. 가임기 여성은 몰누피라비르 치료 기간과 최종 복용 후 4일 동안 피임이 권장된다. 남성도 몰누피라비르 최종 복용 후 최소 3개월 동안 피임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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