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부족,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는데, 어떻게?
[전의혁의 비타민D이야기] 정상 기준과 대책
“한 알로 영양을 채운다? 비타민의 두 얼굴!” 지난주 방영된 한 방송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비타민과 관련된 몇 가지 토픽의 내용을 다루었는데 비타민제의 효과를 두고 두 그룹의 의사들이 설전을 펼쳤다.
비타민제의 효과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그동안 발표된 연구 논문에 근거를 두고 있다. 어떤 논문을 선택하는지가 비타민제 효과의 기준점이 되고, 또한 의사 개인의 평소 신념과 철학이 그 논문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두 그룹이 공통적의로 합의한 내용은 “비타민이 부족하거나 결핍하면 보충해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비타민C 등에 대한 메가도스 요법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부족하거나 결핍되지 않다면 비타민제를 별도로 복용할 필요는 없다.
특정 비타민 또는 미네랄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연구 또는 기사가 특정 나라별로 나오기는 하지만, 전 지구적으로 5대양 6대주에서 동시에 부족하거나 결핍하다고 언급되고 있는 경우는 비타민D가 유일하다. 그것도 2000년대를 넘어오면서부터 전문 보건인들이 꾸준히 경고하고 있다. 심지어 비타민D 결핍이 ‘세계적 팬데믹’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필자는 2012년부터 한 회사에서 비타민D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당시 약사들을 상대로 준비한 복약지도 내용에 두가지 논문을 사용했다.
2011년 3월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J Clin Endocrinol Metab)》에 발표된 ‘젊은 세대에 더 큰 위협인 한국인의 비타민D 결핍’과 같은 해 7월, 같은 학회지에 발표된 ‘비타민D 결핍의 평가, 치료, 예방에 대한 내분비 임상 실천 가이드’이다.
2008년 국내 국민건강영양조사 4차 자료를 분석, 대한민국 국민의 비타민D 수치를 발표한 첫번째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D 수치가 20ng/mL 미만인 ‘결핍’의 비율은 여성에서 64.5%, 남성에서 47.3%였다. 비타민D 30ng/mL 미만인 ‘부족’의 비율은 각각 93.3%, 86.8%였다. 특히 20~29세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 한국의 비타민D 부족 위험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 때를 기점으로 한국에서도 비타민D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여러 언론에서 보건 전문인들이 비타민D에 대한 새로운 연구 논문 및 정보들을 언급하기 시작하였다.
2018년 3월 《임상노인의학회지》에 발표된 ‘한국인의 혈청 비타민D 수치 추이: 2008∼2014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논문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2008년 19.2ng/ml에서 계속 낮아져 2014년에는 16.1ng/ml로 떨어졌다. 또한 비타민D 30ng/mL 미만인 비율도 97.2%로 2008년도 보다 부족결핍자 비율도 더 늘어났다.
국민 거의 대부분이 부족결핍인 수준에서 비타민D를 권장하며 하루빨리 정상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비타민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의사도 반대하진 않을 것이다.
비타민D의 기준에 대해선 2011년 7월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 발표된 ‘비타민D 결핍의 평가, 치료, 예방에 대한 내분비 임상 실천 가이드’에 잘 설명돼 있다.
정상수치 30ng/ml 이상을 기준으로 정상인은 최고 4000IU까지, 그리고 부족결핍인 사람은 최고 1만IU까지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개인마다의 체질, 질환, 복용약 등에 따라 비타민D 흡수율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비타민D 수치 검사를 받아야 하며, 수치 결과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하며 건강수치인 40~60ng/ml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될 것이다.
우리는 혈압 및 혈당 수치가 조금만 높아져도 의사를 찾아가 처방을 받는다. 고혈압과 당뇨병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이 무섭기 때문이다.
비타민D도 수치로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보다 위험성이 잘 알려지지 않아, 보통 사람은 부족 또는 결핍을 체감하지 못하고 지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비타민D 수용체가 거의 전신에 퍼져 있고, 숱한 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살이 쏟아져 나오는 논문으로 입증되고 있다. 비타민D 건강 수치를 유지한다면 평생에 경험 못한 최적의 컨디션을 느끼며 지낼 수 있고, 덤으로 의료 비용이 절감되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