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대신 두유 먹어도 영양섭취는 똑같을까?
우유 대신 두유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실제 영양소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 등이 우유에 많이 함유되어 있었다.
지난 6일, 공주대학교 김선효 교수팀은 ‘우유와 두유류의 소비시장 추이 및 영양성분에 따른 비교 분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국의 18~69세 남녀 8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우유와 두유, 식물성음료의 영양성분이 같다고 답했다. 두유와 식물성음료에는 우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지만, 많은 소비자가 우유 속 영양성분과 같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 우유에 단백질, 비타민, 칼슘 월등히 많아
김선효 교수 연구팀은 우유 속 칼슘과 단백질은 그 어떤 음료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우유 및 두유류 등 식물성음료 소비행태 등과 관련된 선행연구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식물성음료는 단백질·비타민·무기질 함량이 낮고 영양소 생체이용율도 낮았다. 오히려 부족한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강화하기 위해 가공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유에는 다양한 생리활성물질·펩타이드·면역글로불린·효소·올리고당·유기산·락토페린·뉴클레오티드·비타민·무기질 등이 들어있지만, 식물성음료에는 함유되지 않은 성분이 많았다.
그렇다면 칼슘 함량은 어떻게 다를까? 연구팀은 시중에 판매되는 우유 41개 제품과 두유 66개 제품의 칼슘 함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반 흰 우유와 저지방 우유의 100㎖당 평균 칼슘 함량은 각각 105㎎, 118.1㎎이었다. 칼슘강화우유의 평균 칼슘 함량은 170㎎이었다. 두유의 칼슘 함량은 제품 종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일반 두유는 칼슘이 19∼270㎎, 고칼슘·고단백 두유는 130∼230㎎, 약콩두유는 70∼150㎎ 들어있었다.
김선효 교수에 따르면, 원재료인 대두에 칼슘이 부족하기 때문에 두유 제품 대다수가 칼슘이 첨가된다. 김 교수는 “두유를 비롯한 식물성음료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적게 들어있는 탓에 가공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학술논문을 토대로 우유 및 두유류 등 식물성음료 효능을 비교하자 우유가 식물성음료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성장과 건강에 필요한 모든 필수아미노산을 충분히 갖춘 완전단백질로 분석됐다. 식물성음료는 우유보다 단백질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낮았으며 식물성단백질의 소화율도 우유 단백질보다 낮았다. 식물성단백질은 체내에서 원활한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는 제한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어 우유 단백질보다 단백질 질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몸은 식품을 통해서만 보충할 수 있는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단백질을 제대로 합성할 수 없다.
우유에 함유된 성분에는 유당·지질·단백질·효소·무기질·성장조절인자 등이 있으며, 단백질은 카제인과 유청단백질이 있다. 단백질이 분해돼 만들어지는 펩타이드들이 체내에서 생리적인 효능을 나타내고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가령 우유에서 유래된 펩타이드는 체내에서 항균작용, 항혈압작용(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면역조절작용, 항산화작용, 진정작용(opioid 작용제)을 해 소화기관을 개선한다. 또한 심장순환계질환을 개선하며, 면역능력을 촉진하고, 활성산소 형성을 억제하며,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
◆ 주 3회 우유, 대사증후군 위험 낮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2~2016)를 토대로 우유 및 두유 섭취를 통한 영양·건강상태에 대해 조사했다. 19~64세 6257명을 우유와 두유를 모두 섭취하지 않는 군, 우유를 주3회 섭취하는 군, 두유를 주 3회 섭취하는 군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우유를 주 3회 마시는 그룹은 칼슘은 물론 단백질·비타민A·티아민·리보플라빈(비타민B2)·니아신(비타민B군의 일종)의 섭취 불량 비율이 대조군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우유와 두유를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이 칼슘 섭취 불량일 가능성은 우유를 주 3회 이상 마시는 그룹보다 1.8배, 두유를 주 3회 마시는 그룹보다 1.5배 높았다. 우유를 주 3회 마시는 그룹의 칼슘 섭취 불량률은 66.9%로 우유와 두유를 마시지 않는 그룹 76.8%, 두유를 주 3회 마시는 그룹 73.8%보다 낮았다. 칼슘을 필요량만큼 섭취하기 위해선 우유 등 유제품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유 섭취는 대사증후군과도 관련이 있었다.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이 되는 복부 비만·높은 혈압·높은 혈당·높은 중성지방·낮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로 각각 1점씩 부여했다. 이 점수가 높을수록(최고 점수 5점)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유를 주 3회 섭취하는 그룹의 대사증후군 위험 점수는 1.2점으로, 우유와 두유를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1.5점)보다 낮았다.
두유를 주 3회 섭취한 그룹의 점수는 1.4점으로 우유와 두유를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과 차이가 없었다. 대사증후군 환자가 아닐 가능성은 우유를 주 3회 마시는 사람이 84.1%로, 우유와 두유를 전혀 마시지 않거나(78.3%), 두유를 주 3회 마시는 사람(78.6%)보다 높았다.
주 3회 우유 섭취는 향후 10년 내 관상동맥심장질환 발병 위험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특히 40세 이상 여성이 주 3회 우유를 섭취하자 심장병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주 3회 두유를 마시는 사람의 앞으로 10년 내 관상동맥심장질환 발병 위험은 우유와 두유를 마시지 않는 사람과 별 차이가 없었다.
김선효 교수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40대 이상에서 주3회 우유 섭취가 대사증후군과 10년 내 관상동맥심장질환 위험도가 우유와 두유를 모두 섭취하지 않은 사람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며 “주 3회나 그 이상 우유 섭취는 성인기 영양과 건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